[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신한은행이 여러 금융회사의 금융상품을 비교·추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은 지 두달여가 지났지만 제휴사 수를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다. 플랫폼을 개방해 소비자의 타금융사 상품 선택권을 강화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당초 계획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신한은행 본점 (자료=신한은행)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모바일 뱅킹앱 신한 쏠(SOL)의 ‘금융상품 비교서비스’를 통해 51개 금융회사의 예적금 상품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바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은 5개 뿐이다.
자체 상품인 ‘쏠편한 정기예금’과 계열사인 신한저축은행의 ‘정기예금’·‘더드림정기예금’을 제외하면 제휴사 상품은 웰컴저축은행의 ‘m-정기예금(단리·복리)’ 뿐이다.
신한은행의 금융상품 비교서비스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에게 여러 금융회사의 예적금 상품을 비교·추천하기 위해 지난 6월 출시됐다.
타 금융사의 금융 상품을 비교·추천하기 위해서는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 등록을 해야 하지만 예금성 상품의 경우 관련 법에 규정이 없어 등록이 불가했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가 신한은행·네이버파이낸셜·토스 등 9곳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예금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내줬고 신한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서비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출시 당시부터 51개 금융사의 예적금 상품 비교만 가능하고 바로 가입은 자체 상품만 가능해서 ‘반쪽짜리’ 서비스라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플랫폼을 통한 바로 가입이 안되면 여러 상품을 전시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힌다는 취지를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단순 금리 비교 서비스는 기존에도 카카오페이·네이버파이낸셜 등 빅테크 플랫폼에서 제공하고 있었다.
신한은행 측은 7월 이후 10개 이상의 제휴사를 추가하고 향후 금융사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금도 계속해서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며 “단순하게 금리 비교만 비교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연계해서 실행까지 해야하는 서비스이다 보니 시스템적으로 제휴가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예금·대출 상품 비교 서비스를 본업으로 제공해 온 플랫폼 업체와 달리 시중은행인 신한은행의 경우 제휴사를 빠른 속도로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서로 조건과 내용 등이 상이한 상품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가입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것 자체도 까다로운데 수수료 책정 등 여러가지 개별 협상 과정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현재 금융상품 비교 서비스에서 대출한도와 대출금리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대출 상품을 입점한 13곳의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예적금 상품의 입점 제휴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금융상품 비교 서비스에 대출 상품을 입점한 금융사는 ▲BNK저축은행 ▲IBK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KB저축은행 등 저축은행 13곳이다.
하지만 전체 은행 예금 잔액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대형 시중은행들의 입점 계획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수수료를 부담하면서까지 경쟁사의 플랫폼에 입점할 이점이 크지 않다는 분위기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수료를 좀 부담하더라도 플랫폼을 이용해서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하려는 저축은행 등 소규모 수신 회사를 제외하고 입점하려는 시중은행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