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여러 금융회사의 예적금 상품을 한눈에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가 우후죽순 생길 전망이다. 하지만 정작 상품을 공급해야 하는 시중은행들이 입점을 꺼리면서 알맹이 없는 반쪽짜리 서비스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에서 삼성·신한·KB국민카드 등 카드사 8곳과 카카오페이·핀다·베스트핀 등 핀테크 8곳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예금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했다. (자료=금융위원회)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에서 삼성·신한·KB국민카드 등 카드사 8곳과 카카오페이·핀다·베스트핀 등 핀테크 8곳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예금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했다.
온라인 예금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란 금융 소비자가 예적금 중개 플랫폼을 통해 예적금 상품을 한눈에 비교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받고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플랫폼을 통해 금리만 비교해 볼 수 있었고 상품에 가입하려면 해당 금융회사 앱이나 홈페이지로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8월 플랫폼 금융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온라인 금융상품 판매중개업 시범운영’을 발표하고 그해 11월 신한은행·네이버파이낸셜·토스 등 9곳을 사업자로 지정했다. 이번 혁신금융서비스 추가 지정으로 온라인 예적금 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플랫폼은 총 25곳으로 늘었다.
금융위는 온라인 예금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로 소비자 선택권이 강화되고 금융사간 금리경쟁 촉진을 통한 예금 금리 상승 효과가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은행권 정기예적금 규모가 연간 1000조원 규모다. 모든 은행이 다 참여한다고 전제하면 매년 50조~60조원이 플랫폼을 통해 중개될 것이란 계산도 나왔다.
하지만 실제 출시된 금융상품 비교서비스는 이런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은 전날 모바일 뱅킹앱인 신한 쏠(SOL) 머니버스 메뉴에서 금융상품 비교서비스를 출시했다. 51개 금융회사의 예적금, 48개 금융사의 대출 등 금융 상품 DB를 매일 업데이트해 소비자들이 다양한 금융사 상품 정보를 한눈 비교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금융상품의 상품 비교는 가능하지만 플랫폼에서 직접 가입할 수 있는 예금 상품도 은행 자체 상품 2개와 제휴사 상품 1개로 제한됐다. 금융당국이 플랫폼 내에서 원스톱 가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과는 차이가 있다. 서비스 이름에서 부터 중개라는 말이 빠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가입 서비스의 경우 현재 신한은행 자체 상품과 신한저축은행 예적금 상품만 가능하지만 7월 이후 10개 이상의 제휴 금융회사의 상품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을 필두로 핀테크와 카드사들도 3분기 전후로 예금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파이낸셜·토스·뱅크샐러드·페이코·핀크 등은 9월 내 플랫폼 출시를 목표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전체 은행 예금 잔액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대형 시중은행들의 입점 계획은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현재는 저축은행 등 소규모 수신 회사들 중심으로 제휴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수료를 좀 부담하더라도 플랫폼을 이용해서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하려는 저축은행 등 소규모 수신 회사들을 위한 콘셉트의 서비스”라며 “기본적으로 은행은 상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역할을 같이 하는데 플랫폼에 들아가서 상품만 공급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예적금 상품 판매 채널을 갖췄는데 굳이 다른 플랫폼에 입점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