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 LCD가 넘쳐난다..거센 도전에 직면한 삼성과 LG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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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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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한국정경신문=김동욱 기자] 삼성과 LG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액정표시장치(LCD) 분야에서 중국에 밀린 삼성과 LG디스플레이는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중국발 과잉공급으로 인해 LCD 패널 가격이 급락하면서 수익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은 당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지난해부터 LCD 저가 공세를 본격화했다. 지난해 LCD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오른 BOE가 대표적이다.
BOE는 중국 안후이 성 B9(10.5세대) 허페이 공장에 600억 위안(약 10조원)을 들였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조달한 비용은 5% 정도에 불과하다. 50%는 지방정부가 공공펀드를 발행했고 40%는 국책 은행이 대출을 통해 지원했다. 덕분에 국내 기업보다 20% 정도 싼 가격에 LCD를 시장에 출하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삼성과 LG디스플레이는 주력 사업을 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쪽으로 급속히 전환 중이다. 삼성 디스플레이는 9인치 이하인 스마트폰용, LG전자는 대형인 TV용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아직까지 삼성과 LG는 각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의 상승세가 예상보다 빠르다. BOE는 올해 2분기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 점유율 12%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당초 OLED 패널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과 비교해 기술 난도가 높아 중국 패널 업체의 추격이 더딜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BOE는 중국 화웨이의 구매력을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입지를 넓혀오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0%대에 불과했던 점유율이 지난해 4분기 4%, 올해 1분기에는 9%로 뛰어올랐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82%로 하락했다. 이는 2년전인 2017년 2분기 점유율 98%에서 약 17%p 떨어진 수치다. 지난해 동기(95%) 대비로는 13%p 낮아졌다. 삼성디스플레이 분기별 점유율은 90% 후반이었던 지난해 1분기 이후 5분기 연속 하락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독주체제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OLED 시장에서 9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좀더 나은 상황이지만 언제까지나 안심할 수는 없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추격에 맞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기술 분기점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어떤 것에 투자할 지에 대한 전략이 없다면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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