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 배달앱 시장 잡아라”..배민, 후발업체 잇단 추격에 ‘긴장’

박수진 기자 승인 2020.07.28 14:01 의견 0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배달의민족, 요기요, 위메프, 쿠팡이츠 CI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13조원 규모의 배달앱 시장을 놓고 업체 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배민)을 비롯해 요기요, 배달통 등이 전체 시장의 99% 이상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쿠팡과 위메프 등 후발업체들이 무서운 속도로 시장 점유율 확대하고 있다.  이에 배민은 상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모바일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 말 9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5개월 만에 6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외식 기피 현상이 일면서 배달 시장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추세가 유지될 경우 연간 기준 거래액이 13조원 내외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국내 배달앱 시장은 1위인 배민을 비롯해 요기요, 배달통 등이 전체 시장의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민 인수를 발표해 현재 공정위에서 기업결합심사가 진행 중이다. 합병이 승인되면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배달앱 시장의 99%를 독점하게 된다.

쿠팡이츠·위메프오, 가파른 성장세 ‘주목’

하지만 최근 e커머스 시장의 절대 강자인 쿠팡과 위메프 등이 각각 배달 서비스 강화에 나서면서 배달앱 시장 구조에 변화가 예상된다. 

먼저 쿠팡의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가 무섭게 배민의 뒤를 추격하고 있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지난달 월간 활성이용자(MAU·안드로이드 기준)는 40만명으로 배달앱 시장 3위인 배달통(27만명) 자리를 꿰찼다. 업계에선 2위인 요기요(490만명)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쿠팡이츠가 이처럼 급성장세를 보이는 데는 현재 진행 중인 ‘주문 건당 일괄 수수료 1000원’ 프로모션으로 입점 매장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프로모션은 당초 지난 5월 말 종료예정이었지만 현재 무기한 연장 중이다. 여기에 ‘일편단심, 한집배달’이라는 슬로건으로 배달기사가 한 번에 1개 주문만 담당하도록 하는 등 배달 차별화도 고객 호응을 이끌고 있다. 

위메프의 배달·픽업 서비스 위메프오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위메프오의 지난달 MAU는 14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배 증가했다. 특히 오는 9월부터 ‘중개수수료0%’ 정책을 실시하는 등 가맹점과의 상생으로 지역 업체들 공략에도 나섰다. 가맹점주들이 주당 8800원에 달하는 서버 비용을 부담할 경우 중개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서울시·경기도, 공동배달앱으로 배민 독점 견제 

여기에 배민의 시장 독과점 견제에 정부마저 나서면서 배민 성장에 제약이 예상된다. 서울시의 경우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서울사랑상품권(제로페이)을 기반으로 한 제로배달 유니온 사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NHN페이코와 놀장, 먹깨비 등 10개 배달 플랫폼 회사가 참여했다. 중개수수료가 2%로 저렴한 점이 특징이다. 현재 주요 배달앱의 광고료와 수수료를 합한 가맹점 부담이 6~12%인 점을 고려하면 최대 10%포인트까지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경기도도 최근 공동배달앱 구축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NHN페이코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컨소시엄에는 배달앱(먹깨비), 배달대행사(생각대로, 바로고, 부릉 등), POS사, 프랜차이즈(BBQ, 죠스떡볶이, CU, GS, 세븐일레븐 등), 협회(한국외식업중앙회) 등이 참여했다. NHN페이코는 공공 배달앱 개발의 핵심인 앱 개발과 운영, 결제 등을 맡을 예정이다. 

이밖에 지자체와 손잡고 배달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코리아센터도 공공배달 단골앱의 중개 수수료와 광고비, 가입비를 모두 없애는 3무(無)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개발, 기술운영, 유지보수, 홍보도 지원하고 지역 상품권, 지역화폐 등의 결제 지원이 가능하다. 지난달 30일 부산시 남구청과 로컬 공공배달앱 개발·운영 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다른 지자체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처럼 후발업체들의 무서운 추격에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은 최근 비상대책 회의를 진행하는 등 대책마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배달 앱 경쟁이 심화될수록 배민과 딜리버리히어로의 합병이 유일한 우아한형제들에겐 유일한 대책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다만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심사 중인 두 회사 간의 합병이 시장 독과점 우려 및 플랫폼 갑질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민의 플랫폼 갑질 논란이 독점적인 사업 구조에서 비롯된 갑질인 만큼 이 부분을 공정위가 무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배민 독점 견제에 나선 상황이라 공정위가 합병을 불허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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