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대관·언론 홍보 강화 이유는..정치·언론계 인사 잇따라 영입

박수진 기자 승인 2020.07.08 10:53 의견 0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 건물 외벽 모습.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쿠팡이 최근 정치권·언론계 인사들을 잇달아 영입하며 대관업무와 언론홍보 강화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성장하는 회사 규모에 맞춰 조직 관리 및 각종 이슈 대응은 물론, 더 나아가 나스닥 상장을 위한 사전작업이란 분석이다.  

■추경민 서울시 前 정무수석, 부사장으로 영입

8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추경민 전 서울시 정무수석은 지난 6일부터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부사장 직함을 달고 출근을 시작했다. 

추 부사장은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서울시에서 정무보좌관·기획보좌관을 거쳐 2017년 12월 서울시 정무수석에 발탁됐다. 이듬해 수석 자리에서 내려온 그는 6·13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의 3선을 도왔다. 이후 지난해 5월부터 다시 서울시 정무수석을 맡았다.

업계에서는 추 부사장의 영입을 두고 쿠팡이 대관업무 강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눈초리다. 쿠팡의 정치권 인사 영입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쿠팡은 지난 4월 15일에 치러진 총선 이후에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5명을 전략팀으로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추경호 의원 보좌관 등 미래통합당 보좌관들을 중심으로 정치권 외부 인사들이 쿠팡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쿠팡이 대관업무에 힘을 쏟는 이유는 현재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물류센터 설립 등을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 등과의 협업 및 소통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통신사업법 개정이나 판매수수료에 관한 IT 규제 해소 등을 위해서도 이들의 역할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게다가 지난달 말 최순웅 전 파이낸셜뉴스 기자를 홍보팀 이사로 영입해 언론 홍보에도 힘을 쏟는 모습이다. 최근 부천과 고양, 덕평 등 물류센터에서 코로나 사태 등으로 곤혹을 치르면서 외부 이슈 대응에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쿠팡은 부천물류센터에 대한 코로나19 방역 조치와 관련해 일각의 오보와 오해가 발생하자 자사 홈페이지 뉴스룸을 통해 구체적 해명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쿠팡 측은 “꼭 대관업무 강화라기보다는 인재 영입을 통해 조직 인력을 강화하는 측면”이라면서 “현재 홍보 등의 추가 인재영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스닥 상장 기반 다지기 분석도..글로벌 금융·재무 전문가 강화

일각에서는 쿠팡의 이 같은 대관·언론 강화가 나스닥 상장을 위한 기반 다지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서 기업가치가 인정 받지 못할 경우 나스닥 상장은 무산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상장과 관련해 구체적인 시기를 밝힌 바 없지만 내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월 블룸버그통신은 “쿠팡이 2021년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고, 이를 위한 세금구조 개편 등 작업에 착수했다”고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SK증권도 쿠팡이 2021년 상장할 것이며, 상장 요건을 고려할 때는 한국보다도 미국의 나스닥과 같은 해외 시장을 노릴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쿠팡은 글로벌 금융·재무 전문가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금융통인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이사를 쿠팡의 새 이사회 멤버로 받아들였다. 한 달 뒤인 작년 11월에는 나이키와 월마트 등 글로벌 기업 출신의 재무 전문가 마이클 파커를 최고회계책임자로 신규 선임했다. 또한 올해 1월에는 밀리콤 부사장 출신의 HL 로저스를 경영관리총괄 수석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업 확장은 물론 나스닥 상장 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해 정치권 보조관 영입, 해외 경제계 인사를 잇달아 영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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