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경영진, 코로나19 백신 발표후 스톡옵션으로 300억원 벌어..비판 이어져

최태원 기자 승인 2020.05.23 09:08 의견 0
모더나 관련 이미지 (자료=KBS뉴스)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최근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서 참가자에게 항체가 만들어졌다고 밝힌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 경영진 일부가 주가가 급등한 것을 계기로 스톡옵션을 행사해 약 300억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자사 미래에 대한 경영진의 자신감 부족을 드러냈다며 비판했다. 

미국 CNN 비즈니스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공개한 자료를 인용해 모더나 최고재무책임자(CFO) 로렌스 킴과 최고의료책임자(CMO) 탈 잭스가 최근 스톡옵션으로 지분을 확보해 바로 매각함으로써 막대한 차익을 남겼다고 2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킴 CFO는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지난 18일 곧바로 스톡옵션을 행사해 300만 달러(약 37억2000만원)를 들여 24만1000주의 지분을 사들인 뒤 바로 1980만 달러(약 245억6200만원)에 팔아 1680만 달러(208억4000만원)의 이익을 냈다.

이에 앞서 킴 CFO는 모더나가 1차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기 직전인 15일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큰 이득을 취했던 바 있다. 

잭스 CMO는 19일 스톡옵션으로 150만 달러(18억6000만원)에 산 지분 12만5000주를 977만 달러(약 121억원)에 팔아 820만 달러(약 101억7000만원)의 이익을 얻었다.

이들이 스톡옵션을 행사한 시점은 모더나의 주가가 최고가를 찍은 시점이다.

모더나는 지난 18일 코로나19 백신 1차 임상시험 참가자 45명에게서 모두 항체가 형성됐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한 이후 모더나 주가는 급등했다.

하지만 의학계는 "모더나가 유효성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만큼 자료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주가는 급락했다.

실제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형성된 참가자는 8명에 그쳤고 모더나와 파트너십을 맺은 미국 국립보건원(NIH)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가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평가를 내지 않은 점도 주가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CNN 비즈니스는 법률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킴 CFO와 잭스 CMO의 스톡옵션 행사와 이후 지분매각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장기업 내부자가 보유한 주식을 정해진 가격이나 날짜에 매각할 수 있게 마련한 '10b5-1' 규칙에 따라 이뤄졌다는 밝혔다.

하지만 델라웨어대 찰스 엘슨 기업지배구조센터장은 "법적으론 문제가 없더라도 경영진이 기업의 미래를 자신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스톡옵션 행사는 끔찍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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