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최근 음료, 과자, 빵 등 가공식품과 외식 메뉴 가격에 대한 인상이 식품·외식업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식품·외식업계가 재룟값 상승 등을 이유로 연초부터 가공식품과 외식 메뉴에 대한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지수 상승률은 각각 2.7%, 2.9%로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인 2.2%보다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가격 인상 사례를 보면 동아오츠카는 지난달 1일 포카리스웨트와 데미소다 등 주요 제품 가격을 100원씩 인상했다. 대상은 설을 앞두고 전월 16일 소스류 제품 가격을 평균 19.1% 올렸다.

커피 전문점들의 가격 인상도 이어졌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톨 사이즈 음료 22종의 가격을 200∼300원 인상했으며 할리스는 일부 제품 가격을 200∼300원 올렸다. 폴바셋도 주요 제품 가격을 200∼400원 인상한 바 있다.

식품·외식업체들의 가격 인상 행렬은 이달 들어서도 계속됐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는 이달 3일 샐러드바 가격을 성인 이용료 기준 1800원 올렸다.

SPC 파리바게뜨는 오는 10일부터 빵 96종과 케이크 25종 가격을 평균 5.9% 인상할 예정이다. 롯데웰푸드도 17일부터 초코 빼빼로의 가격을 200원 올리는 등 26종 가격을 평균 9.5% 인상한다고 밝혔다

식품·외식 업체들은 재룟값 인상 등으로 제반 비용이 상승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강조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아라비카 커피는 지난 6일 톤당 8905달러로 역대 최고를 달성했다. 일주일 만에 8%, 한 달 전보다 27% 오른 것이다. 초콜릿 재료인 코코아 가격은 지난해 12월 톤당 1만2565달러로 최고치를 경신한 후 1만달러 이상을 계속 유지 중이다.

문제는 국내 식품기업들이 대부분의 식재료를 수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수입 가격이 올라 원가 압박이 커지게 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50원 안팎에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작년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외환 시장의 불확실성은 커진 상황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정국 혼란으로 정부의 물가 관리가 느슨해지면서 기업들의 가격 인상 움직임 속도가 빨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한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자재 가격 상승세가 금방 꺾일 것 같지 않고 환율도 불안하다"며 "본사들이 상반기까지는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 보려고 하겠지만 지금의 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 상황이 하반기까지 이어지면 버틸 여력이 부족해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