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면세업계, 성수기에 날벼락..비상계엄 이후 상황 ‘예의주시’
호텔업계, 예약취소 및 안전관련 문의 잇따라
업계 피해 아직 크지 않지만 ‘불확실성’ 우려
해외 인사 방문도 연기 및 취소..정부, 대응반 구축
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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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0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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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호텔·면세업계가 연말연시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웃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12.3 비상계엄 이후 불확실한 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비상계엄 이후 호텔·면세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해외 각국에서 한국에 대한 여행주의보를 발령하고 주요 인사들의 내한 일정이 취소되는 등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명동과 광화문 일대 호텔에서는 외국인 투숙객들의 안전 관련 문의가 잇따르기도 했다. 서울시청, 명동, 여의도, 광화문 등 정부 부처가 자리해 시위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들의 호텔은 일부 예약 취소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아직 취소 문의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불안심리가 가중돼 국내 여행 수요가 감소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이후 환율 급등으로 면세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한율은 9일 1달러당 1419.4원에서 10일 1달러당 1433.2원으로 치솟은 상태다.
고환율은 원화 약세를 의미해 면세업계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면세점 특성상 달러를 기준으로 면세품을 판매하고 있어 환율 변화가 실시간 가격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환율이 오르면 상품 매입 부담이 커지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면세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호텔업계의 관광객 감소로 면세업계에 직접적인 타격도 우려된다. 최근 면세업계는 중국 보따리상 및 단체 관광객이 90% 이상 감소해 직격탄을 맞아 실적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환율 및 관광객 감소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셈이다.
실제로 그간 외국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던 명동 길거리는 이전처럼 관광객이 붐비지 않고 있다. 여전히 명동거리 내 올리브영과 다이소에 일부 외국인 관광객들이 곳곳에 있지만 이전만큼 활기를 띠고 있지 않는 모습이다.
탄핵 추진을 위한 시민들의 결집으로 교통 혼잡도 예상되면서 인근 상권도 이전보다 위축된 것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상황을 대비해 업계와 정부는 지난 8일 공동상황반을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6일에는 관광 분야 현안 대책 회의를 열고 업계의 애로사항을 수렴했다. 정부와 관광공사, 여행 관련 민간 협회·단체는 공동상황반을 구성해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 이후 여행사와 호텔 등으로 한국 여행을 가도 되는지를 묻는 문의가 이어졌고 실제로 방한 계획이나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비상계엄 이후 10건 가량 예약이 취소되기도 했다”며 “평소에도 취소나 연기 신청이 있었지만 순식간에 이렇게 취소가 많이 들어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세 불확실성에 해외 주요 인사들도 방문을 취소한 상태다. 비상계엄 직후 스웨덴 총리가 방한을 연기한 데 이어 미국 국방장관은 방한을 무기한 보류했다. 카자흐스탄 국방장관은 방한을 아예 취소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업계는 신규 예약이 많이 늘어나야 하는 시즌에 예약이 줄어들까 봐 우려하는 분위기”라며 “업계와 긴밀하게 정보를 공유해 취소 상황 등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호텔업계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실적 상승세를 탔지만 앞으로 흐름이 어떻게 흘러갈 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면세업계는 중국인 따이공과 유커 감소로 개별관광객 대상 마케팅 및 MD 전략을 새롭게 수립했지만 환율 추이와 관광객 감소로 이 마저도 성과를 내지 못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한국 여행 취소 사례가 많지 않지만 시위 등이 확산할 경우 취소 사례가 늘어날 것이 우려된다”며 “당장 무언가 조치를 취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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