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온스타일 “케이블 3社, 가이드라인 위반”..홈쇼핑업계 수수료 갈등 장기화 조짐

케이블TV 3社 “CJ온스타일, 무리한 수수료 인하 요구”
CJ온스타일 “협회 왜곡된 주장, 협상 어렵게 만들어”
홈쇼핑·케이블 실적 부침에 수수료 갈등 장기화 우려
과기부 “가이드라인 기반 협상 과정 살필 것”

서재필 기자 승인 2024.12.09 09:25 의견 0

CJ온스타일은 지난 6일 딜라이브, 아름방송, CCS충북방송에 방송 송출 중단 결정을 내렸다.(자료=딜라이브 화면 캡쳐)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CJ온스타일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간 수수료 갈등이 초유의 블랙아웃 사태로 번지면서 양 측의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CJ온스타일은 지난 6일 딜라이브, 아름방송, CCS충북방송에 방송 송출 중단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지난 8일 “케이블TV 3개사는 협상 자료 요구에 불이행하며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는 등 정상적인 협상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6일 케이블TV 3사는 CJ온스타일이 전년대비 60% 이상의 무리한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CJ온스타일이 일방적으로 8VSB 가입자 제외 조건을 제시했다고도 밝혔다.

CJ온스타일은 이러한 케이블 측 주장을 전면 반박에 나섰다,

CJ온스타일 측은 “당사는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대가산정요소를 기반으로 협상 제안, 협상 과정에서 상호 조율을 거쳐 복수의 협의안을 제안하는 등 계약 갱신을 위해 적극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극단적 협상안을 제시했다는 왜곡된 주장”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8VSB 가입자 제외 협상안 외에도 추가안을 제시했다”며 “일부 회사는 8VSB 가입자 수 제외를 구두로 합의했음에도 1주일 만에 이를 번복하고 일방적으로 파기 통보를 전달했다”고 비판했다.

8VSB는 저렴한 가격으로 가정에 별도의 셋톱박스(방송수신기)가 없이도 신호 변환기(컨버터)만 설치하면 고화질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는 전송 방식을 말한다. 공동 수신 설비를 통한 단체 계약이 대다수로 통상 일반 가정보다는 건물, 회사 등에서 주로 사용한다.

케이블TV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3월 기준 케이블방송 이용자 가운데 8VSB 상품 가입자는 557만명으로 케이블방송 전체 이용자 중 46%에 해당해 절반 가까이 달한다.

실제로 홈쇼핑업계는 8VSB 가입자 수는 ‘허수’라고 지적해왔다. 홈쇼핑 구매로 연결될 수 있는 회선 가입자가 아니라는 점에서다. 업계는 해당 회선까지 포함해 시청자 수를 뻥튀기하면서까지 수수료를 인하하지 않으려는 방송사업자의 속내를 지적해왔다.

이에 CJ온스타일은 “현시점 송출수수료는 전체 홈쇼핑사 평균 영업이익에 약 5.5배 수준까지 이르고 있다”며 “현재 홈쇼핑 업계의 영업이익은 3년 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고 이러한 상황이라면 송출수수료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여야 하나 오히려 인상되는 추세”라고 비판했다.

한국방송학회도 이러한 수수료 관행을 꼬집은 바 있다. 한국방송학회는 지난 7월 TV홈쇼핑 규제 개선과 경쟁력 제고 방안 세미나를 열고 TV홈쇼핑 재승인 편성 규제와 송출수수료 거래 구조와 관련 토론을 진행했다.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김용희 경희대 교수는 “TV홈쇼핑과 플랫폼 사업자간 송출수수료 협상은 지속 난항 상태로 TV홈쇼핑의 위기가 심화되는 중”이라며 “송출수수료 가이드라인 개편 및 대가검증협의체 운영 등을 통해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는 양 측 갈등의 주요 쟁점이 되는 수수료 갈등이 쉽사리 정리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업계와 케이블TV 사업자들도 모두 실적 부침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으로 직결되는 수수료에 대한 양 측 입장은 첨예하게 대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TV홈쇼핑 산업 현황에 따르면 홈쇼핑 7개 전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270억원으로 전년대비 34.9% 줄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14개 중 11개 사업자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지속경영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정부도 초유의 블랙아웃 사태까지 번진 수수료 갈등 중재에 나섰다. CJ온스타일의 방송 송출 중단에 이어 롯데와 현대 등 다른 홈쇼핑 기업들도 방송사들과 수수료 갈등을 겪고 있어 대규모 블랙아웃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가검증협의체를 열어 케이블TV 3사와 CJ온스타일이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점검하기로 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방송) 운영 재승인 조건 가이드라인에 기반해 사업자가 서로 협상을 하면서 절차나 방법을 잘 지켰는지를 살펴보고 시정 명령과 이에 따른 처분을 법에 근거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과기부는 지난 11월 홈쇼핑 규제 개선에 따른 파급효과 분석에 나섰다. 현행 데이터홈쇼핑 규제 완화 시 홈쇼핑 시장에 미칠 효과를 분석해 정책적 제안에 활용한다는 방침이지만 홈쇼핑 기업들의 수수료 인하 요구에 대한 점검은 빠져 있는 상태다.

한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업체가 유료방송사업자에 지급하는 송출수수료는 계속해서 늘고 있으며 작년 홈쇼핑 7개의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은 71.0%를 기록했다”며 더 이상 자율에만 맡겨놓을 상황이 아닌,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가장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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