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고강도 인적쇄신에 자산매각 속도..본격적 체질개선 돌입

7.6조 규모 자산재평가로 부채비율 감소 기대
호텔롯데·롯데쇼핑, 자산매각으로 재무개선 속도
계열사 전반에 걸쳐 CEO 21명 교체 ‘역대 최다’

서재필 기자 승인 2024.11.29 10:21 의견 0

롯데가 인적쇄신과 경영 체질개선에 속도를 낸다.(자료=롯데)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롯데가 인적쇄신과 경영 체질개선에 속도를 낸다. 실적 부진 계열사들의 자산 매각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그룹 전반적인 자산재평가로 부채비율도 줄인다는 방침이다.

지난 28일 롯데그룹은 여의도 교직원공제회에서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를 열고 이러한 방안들을 알렸다. 이 날 롯데는 2025년 정기임원인사를 발표하며 인적 쇄신 의지도 내비쳤다.

먼저 롯데는 실적 부진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면세사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해외 면세점 중 비효율 점포 철수를 검토한다. 호텔사업부도 여러 브랜드 중 L7과 시티의 일부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도 살피고 있다. 이외에도 롯데월드타워 내 호텔 영업 면적을 축소하고 추가적인 구조조정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호텔롯데는 희망퇴직을 진행하며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8월,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이달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았다. 지난해 호텔사업부와 리조트사업부가 통합되면서 조직에 중복된 업무와 역할이 생겼고 업황 부진까지 겹치며 조직 슬림화가 필요해졌다.

롯데쇼핑은 마트·슈퍼·백화점 등의 추가 자산 매각을 진행한다. 대표적으로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에 따르면 현재까지 매각한 롯데쇼핑 자산은 3조3000억원 규모다. 지난 2021년까지 롯데리츠의 일부 자산 편입과 모모홈쇼핑 주식 매각, 월드타워 지분 매각 등을 진행하며 유동성을 확보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현재까지 마트 1800억원, 슈퍼 1200억원, 백화점 200억원 등 3180억원 규모 자산 매각도 완료한 상태다. 추가 매각이 예정된 자산도 1023억원 규모로 분류돼 있다.

회사채 위기가 불거진 롯데케미칼도 비효율 자산 매각으로 재무 개선에 나선다. 현재 여수·대산 공장은 원가 절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업황이 개선되기 전까지 과도한 투자를 줄이고 첨단소재 비중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은 7조6000억원 규모 토지 자산을 15년만에 재평가한다. 토지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자산 가치를 늘리고 부채비율 감소 효과를 노린다. 이와 함께 6조원 가치평가를 받는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은행 보증을 추가해 신용도를 높여 원활한 자금 조달도 계획 중이다.

롯데그룹의 강력한 쇄신 의지는 임원인사에서도 드러난다. 같은 날 2025년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한 롯데는 ▲경영체질 혁신과 구조조정 ▲고강도 인적쇄신을 통한 본원적 경쟁력 확보 및 성과 창출 ▲내부 젊은 인재 중용과 외부 전문가 영입 ▲경영 효율성 강화 등을 내세우며 최고경영자 21명을 교체했다. 롯데그룹 전체 임원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13% 줄었으며 CEO는 36%(21명)가 교체되는 등 역대 최대 규모 인사다.

그룹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대표이사 교체가 일어났다. 특히 그룹 내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롯데지주의 조직 효율화도 주목된다.

롯데지주는 경영혁신실과 사업지원실을 통합했다. 여기에 노준형 경영혁신실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계열사 혁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노 사장은 전략·기획·신사업 전문가로 기존 사업 역량 제고 및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할 적임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신유열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선다. 올해 본격적으로 신사업과 글로벌사업을 진두지휘한다. 바이오CDMO 등 신사업의 성공적 안착과 핵심사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본격적으로 주도한다.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호텔롯데는 지주 사업지원실장을 맡았던 정호석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투입된다. 정 부사장은 롯데 그룹사의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경영 리스크를 관리해온 경영 전문가로 현재 호텔롯데의 리스크 관리 및 재무개선에 역량을 발휘하길 기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롯데지주 HR혁신실 기업문화팀장 김동하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롯데쇼핑 측은 “보유자산과 자산 매각, 보유 예금 등을 활용해 유동성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이커머스 사업부의 실적개선도 가시화되고 있어 2026년 흑자전환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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