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포기한 동대문면세점..'유통강자' 현대백화점도 위치·건물구조 극복이 관건

이혜선 기자 승인 2019.12.06 15:44 의견 0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두타면세점. (자료=두타면세점 홈페이지)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현대백화점이 옛 동대문 두타면세점 자리에 면세점을 운영하게 됐다. 두산이 내년 2020년 말까지 1년 정도 남은 면세 특허권을 반납하면서 현대백화점이 그 자리를 이어받게 됐다. 현재 시내면세점은 '명동'을 중심으로 발달해 있다. '동대문면세점'으로 승부를 건 현대백화점이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내년 1분기 강북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로써 현대백화점은 강남권에 이은 강북권 진출로 면세사업을 확대하게 됐다. 현재는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8~10층에 면세점 1곳만을 운영하고 있다.

6일 업계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달 28일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를 취득했다. 이번에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를 신청한 곳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유일하다.

과거 면세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입찰 경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이는 옛말이 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사드 사태를 거치면서 면세점에도 중국 단체 관광객 대신 일명 '따이공'이라 불리는 중국 보따리상이 주 고객이 됐다. 면세업계에서는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중국 여행업체에 거액의 송객 수수료를 지급한다. 업계에서는 판매액의 30%가량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면세점이 모여 있는 명동 등 강북권과 달리 강남권 면세점에서 보따리상을 유치하려면 대개 더 높은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매출이 늘어도 영업이익은 줄 수밖에 없다.

서울 시내 면세점 수는 지난 2015년 6개에서 현재 11개까지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가운데 이른바 면세업계 '빅3'로 불리는 롯데면세점·신라면세점·신세계면세점의 시장 점유율은 80%를 넘는다. 이들의 시장 장악력은 높아지는 반면 후발주자들이 살아남기는 더 힘들어졌다.

지난 10월 두산이 운영하는 두타면세점이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면세사업에 진출한 지 약 4년 만이다. 한화가 운영하는 갤러리아면세점 역시 지난 4월 특허권을 조기에 반납했다. 두 회사의 누적 적자는 각각 600억원, 1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MD 역량이 강하고 유통 경험이 있는 만큼 두산보다는 더 나을 것"이라면서도 "명동을 중심으로 한 따이공 시장이 발달해 있는 만큼 동대문이라는 위치에서 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매장 자체가 럭셔리 하이앤드 브랜드를 유치하기는 힘든 구조"라며 "구조상 업체에서도 입점을 꺼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강남과 강북 면세점 운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면세점 사업을 안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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