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국내 건설경기에 악재?..건산연 “건설·공사비 상승 우려”

서재필 기자 승인 2024.11.10 14:30 의견 0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트럼프 2기 정책에 따른 국내·외 건설시장 전망 자료에서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려 건설·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국내 건설경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10일 트럼프 2기 정책에 따른 국내·외 건설시장 전망 자료에서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려 건설·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엄근용 건산연 연구위원은 “환율 상승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유도하고 이에 따라 건설·공사비 상승을 초래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쳐 금리 인하 시점도 지연돼 공사비 하락 요인도 지연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엄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은 6일 6.5원 상승한 데 이어 7일에는 13.7원 오르며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철강 등 일부 수입품목의 원가 상승과 더불어 국내 산업 전반의 수입 물가 상승으로 우리나라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이 커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건설에서는 호재와 악재가 동반될 것으로 본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빠르게 종식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에 앞서 미국 공화당도 우크라이나가 평화협상을 해야만 무기를 지원하는 종전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으로 총 4864억달러(680조7168억원)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앞서 민관 협력을 통해 도로, 주택, 발전소 등 재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계획의 본격화에 따라 수혜가 기대된다.

반면 친(親)이스라엘 중동 강경책을 펼치는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이 중동 수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엄 연구위원은 “트럼프 당선인은 중동 사태 확전을 놓고 현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중동 강경책을 예고했다”며 “중동 긴장도가 커지면 중동 국가의 신규 발주 감소와 프로젝트 지연 등으로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산연은 경제 전반에서 '미국 우선주의'가 강화될 것으로 봤다. ▲공급망·제조업 지원 ▲무역·대중국 기조 ▲이민 ▲재정 ▲기후변화·에너지 ▲외교·안보 ▲국내 정책 등 전방위적 분야에서 현 바이든 정부와 차별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에서는 법인세 인하, 세액 공제 및 비과세 범위를 확대하는 감세 정책이 추진되고 불법 체류자 추방, 멕시코 국경 장벽 재추진 등 이민통제를 강화한다. 친환경 정책의 축소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적으로는 관세 강화와 대중국 강경 대응이 이뤄질 전망이다. 보편적 관세를 적용해 자국 우선주의를 강화하고 특히 대중국에서는 중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 최혜국 대우 철폐, 우회 수출 차단 등이 예상된다.

엄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감세 및 친기업 정책과 정책 불확실성의 일부 온화로 경제 성장이 촉진되고 주식 등 자산가격도 상승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무역장벽의 강화로 인한 교역국의 보복관세, 수출기업의 타격, 투자 위축, 이민자 감소로 인한 소비 부진과 노동력 공급 감소 등으로 성장이 저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중 갈등과 관세 인상 정도에 따라 국내 수출이 감소할 수 있고 순 수출 감소로 경제성장률의 둔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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