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상승에 실적 한파 겪은 건설업계..위기 속 수익성 개선안 마련 ‘집중’

3분기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 실적↓..원가 상승 영향 심각
업계 부진 속 개선 돋보인 GS건설∙DL이앤씨..주력사업 성과 톡톡
건설업계, 4분기에도 실적 한파 예상..회사별 대응안은 ‘제각각’

우용하 기자 승인 2024.11.05 10:54 의견 1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가 심각한 가운데 3분기 시공순위 상위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실적 한파가 이어졌다.

주력사업에 집중한 GS건설과 DL이앤씨에선 개선되는 모습이 나왔지만 4분기에도 업계 전반의 부진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건설사마다 대책 마련에 나섰다.

원가율 상승 여파로 국내 시공능력평가 1~3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 대우건설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3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자료=각사)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3분기 매출 4조4820억원과 영업이익 2360억원을 기록했다. 시공능력평가 1위 건설사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성적에 더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1%와 22.1% 감소한 것이다.

시공능력평가 2위와 3위인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의 실적은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먼저 현대건설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조2569억원, 11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53.1% 급감했다. 대우건설은 매출 2조5478억원과 영업이익 623억원을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각각 14.8%와 62.2% 감소했다.

그밖에 상위 건설사로 평가받는 HDC현대산업개발도 매출은 5.4%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47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5% 감소했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올해 3분기 전년 대비 매출 10.7%와 영업이익 17.5% 감소한 성적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대형 건설사들이 3분기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가 지속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건설기술협회가 평가하는 건설공사비 지수는 9월 기준 130.45로 집계돼 5월 이후 다시 고점을 경신했으며 2020년과 비교해 30% 이상 높아졌다.

원자잿값이 멈추지 않고 오르자 건설사들의 원가율도 크게 악화했다. 원가율이란 매출액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인건비와 시멘트 비용 등 건설 원자재 가격을 합산한 수치다. 통상적으로 80%를 적정 원가율로 평가하는데 현재 대부분 건설사가 90% 이상 기록 중이다. 실적을 발표한 건설사들도 공통적으로 원가율이 크게 상승해 3분기 영업이익 규모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건설사들은 업계 부진 속에도 주력 사업 성과에 힘입은 실적 개선세를 선보였다.

GS건설은 전 분기에 비해서는 12.5% 감소했지만 전년 대비 35.9% 증가한 3분기 영업이익 818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3조1075억원으로 작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도 2457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주력 사업이라고 평가받는 주택 부문의 수익이 크게 개선된 효과로 분석된다.

DL이앤씨 역시 같은 기간 3.7% 증가한 영업이익 833억원을 기록했으며 매출은 4.4% 상승한 1조9189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플랜트 부문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5.16% 급증했고 일회성 정산이익도 180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원가율 역시 직전 분기 대비 2.4%포인트 낮아진 87.8%를 기록해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일부 건설사에서 본격적인 개선 소식이 나왔지만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어 업계 전반의 실적 한파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3분기 실적 부진을 겪은 건설사들은 자구책을 마련하며 대응에 나섰다.

먼저 현대건설은 한강변이나 대형 단지 등 핵심 사업지 위주의 선별 수주활동을 통해 수익성 확보할 계획이다.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설계 계약을 비롯한 해외 사업도 다양하게 추진하면서 포트폴리오 역시 다각화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합리적인 분양가로 미분양 물량을 빠르게 소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 해외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나이지리아와 이라크 등 해외 거점 국가 중심으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먼저 연말 기준으로 차입금 증가 없이 현금성 자산을 확대하고 우발채무도 꾸준히 감소하는 등 재무 건전성 지표를 지속 관리해 시장 신뢰도 제고에 힘쓸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요 자체주택사업지 매출 비중 확대와 이달 서울원 아이파크 분양과 착공에 힘입어 중장기적인 실적 상승을 기대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공사비 안정화 대책을 마련해 다소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그동안 올라버린 원자잿값과 인건비로 인해 건설시장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현재 상황에선 4분기 역시 실적 한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점진적인 개선은 내년 상반기 말 정도는 돼야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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