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NH농협은행, 지배구조 개선 바쁘다 바빠..국감 앞두고 내부규범 개정

농협은행, 지배구조내부규범 손봐..8월 개정 이어 당국 모범관행 반영
이석용 행장, 오는 10일 국감 출석..지배구조 지적사항 개선 서두르나
사외이사·임원 자격요건 강화..은행장 경영승계 원칙 이사회 권한 강화

윤성균 기자 승인 2024.10.07 11:12 | 최종 수정 2024.10.08 19:46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NH농협은행이 지배구조내부규범을 재차 개정했다. 이석용 은행장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앞두고 연초 금융당국의 검사에서 제기된 지배구조 관련 항목을 서둘러 손 본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 4일 지배구조내부규범 개정을 공시했다. 지난 8월 23일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 설치 등을 골자로 내부규범을 손본 지 한 달여 만의 재개정이다.

NH농협은행 본점 (자료=NH농협은행)

이번 내부규범 개정의 핵심은 이사·임원의 자격요건과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 수립 원칙을 명확화한 것이다.

우선 사외이사이 갖춰야할 관련분야 실무경험과 전문지식에 기존 ▲금융 ▲경제 ▲경영 ▲회계 ▲법률 ▲소비자보호 ▲정보기술 등에 더해 ▲디지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농업을 추가했다.

또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기존 사외이사를 후보로 추천할 때 재임기간 동안의 사외이사 평가 결과가 우수한 자에 한해 추천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기존에는 후보 추천 시 사외이사 평가결과를 고려해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었다.

은행장·업무집행책임자·상근감사위원 등 임원의 선임과 관련해서도 재임기간 동안의 평가결과가 우수한 자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기존에는 '임기는 2년 이내로 하되 연임할 수 있다'고만 규정한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최고경영자 경영승계와 관련해서도 이사회 권한을 강화하고 후보자 자격 요건을 강화했다.

구체적으로 제35조 경영승계계획의 수립과 변경 항목에서 ‘은행장의 경영승계계획의 수립 및 변경에 관해 농협금융지주에서 정한 바에 따른다’는 기존 문구에 ‘이사회는 연 1회 이상 최고경영자 자격요건을 포함한 경영승계계획의 적정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추가했다.

은행장 경영승계 절차와 관련해서는 농협금융지주의 결정을 따르되 은행 이사회에서 경영승계계획의 적정성을 점검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또 은행장 자격요건으로 ‘금융 관련 분야 10년 이상 종사’, ‘공정성·도덕성 및 신뢰성을 바탕으로 직무에 전념할 수 있는 자’를 추가했다.

업계에서는 농협은행의 이번 지배구조내부규범 개정이 연초 불거진 지배구조 이슈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NH농협은행에서는 올해만 총 10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고 이 중 10억원 이상 대형 금융사고만 4건, 피해액은 345억원에 달한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농협은행을 검사한 결과 내부통제 체계 취약성의 원인이 농협중앙회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5월 정기검사를 앞두고는 이례적으로 “대주주(농협중앙회) 관련 사항에 대해서 살펴보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 있을 경우 개선토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농협금융은 지난 8월 30일 지배구조내부규범을 대대적으로 손봤다. 사외이사 자격 요건과 후보군 관리 강화, CEO 경영승계원칙 수립 등이 핵심이다. 특히 비상임이사의 사외이사 추천권을 제거함으로써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을 축소한 것이 눈에 띈다.

당시 농협금융 측은 “당국의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에 맞춰 경영승계 절차 등을 구체화하기 위해 지배구조내부규범을 개정한 것”이라고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농협은행의 경우 이석용 은행장이 오는 10일 예정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감에 일반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정무위는 이 행장의 증인 신청 사유로 ‘금융사고 및 지배구조 관련’을 제시했다. 당국에서 지적한 지배구조 취약점과 관련해 구체적인 개선방안 등을 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행장의 출석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특이사항이 없으면 출석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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