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고려아연, 우군 비밀회동 공개 이례적”..주식 시세 영향
박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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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3 15:14 | 최종 수정 2024.09.2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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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박진희 기자]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MBK파트너스가 최윤범 회장의 우군 확보 행보에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우려했다.
MBK는 23일 언론보도 자료를 통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한화, LG, 한국투자증권, 한국앤컴퍼니, 소프트뱅크, 베인캐피탈, 스미토모 등 재계와 일본 기업, 해외 펀드 등을 접촉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면서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접촉 상대방을 공개한다는 것 자체가 다소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대항공개매수와 같은 대규모 투자를 위한 협의는 비밀유지가 만남의 전제인 것이 불문율이라는 것이다. 이는 투자 협의 상대방으로서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SBS 비즈 등 복수의 언론매체는 고려아연 최 회장과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이 최근 투자 협의를 위해 만남을 가졌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를 두고 MBK 측은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아직 돌파구를 찾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것 아니냐’, ‘일단 영풍 및 MBK 파트너스의 공개매수 가격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주가를 관리해 공개매수의 흥행을 막은 후에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복안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한화, LG 등 최 회장의 우군으로 언급된 기업들은 실제 고려아연과 신사업을 도모하는 등의 인연을 맺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에서 최 회장과의 회동 보도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는 곧 대항공개매수 지원군으로 인식되며 주식 시세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일부 법률전문가는 대항공개매수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최 회장 뿐만 아니라 상대방도 부정거래행위,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 법적 논란에 연루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회동을 가졌다고 보도된 한화의 경우, 기 보유 주식에 관해 이번 회동의 구두협의 내용에 따라서는 의결권 공동행위자로 인식돼 5%룰 공시 위반 여부도 검토될 부담을 지게 된다.
MBK 측은 “가장 큰 문제는 개미들의 손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우려했다.
만약 대항공개매수가 없다면 최근 3거래일간 80만주 이상을 매수하면서 주가를 견인하고 있는 개미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탓이다.
앞서 MBK는 최 회장과 친분이 있는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이끄는 한국투자증권이 고려아연 대항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을 당시 “불가능 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최 회장이 조성해야 하는 투자금액은 2조원이라고 예상하며,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5000억원 가량의 자금 조달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MBK측은 “시장의 풍문대로 한국투자증권이 김남구 회장과 최윤범 회장 간의 개인적인 친분을 근거로 한국투자증권이 통상적인 규모보다 높은 수준의 LTV로 대출을 제공하게 된다면, 금융투자업자의 이익에 반해 대주주 자신의 이익을 목적으로 통상적이지 않은 조건으로 제 3자와 거래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는 자본시장법 제 35조를 위반할 위험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증권사는 기업 최대 주주에 대한 주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을 통상 40% 내외로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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