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거점시설 위치도(자료=서울시)
[한국정경신문=강재규 기자] # 서울역 뒤 중림동 언덕 골목길을 걸어올라가다 보면 길 옆으로 길게 이어지는 새로운 건물이 눈에 띈다.
성요셉아파트 앞 오래된 판자건물과 창고를 개조해 28일(목) 문을 여는 복합문화시설 '중림창고'다.
앞으로 이곳에서 박지호 아레나 전(前) 편집장이 '15년부터 인기리에 진행하고 있는 소규모 독서?커뮤니티 프로그램 '심야책방'과 '심야살롱'이 매달 열린다.
80년대 말부터 중림동에 터를 잡고 의상실을 운영해온 송윤애 선생님의 아틀리에(수선집)와 '도시 감성'를 주제로 한 감각적인 편집숍 <도시서점>도 문을 연다.
# 서계동에서 서울역 일대 뷰가 가장 좋다는 청파언덕의 오래된 주택은 ‘청파언덕집’이라는 이름의 마을카페로 재탄생했다.
KBS <요리인류>의 이욱정 PD가 음식을 통한 도시재생이라는 콘셉트로 프로젝트 기획?운영을 총괄하며, 카페와 마을방송국, 쿠킹클래스 등 다양한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구성됐다.
또, 명동역 3번 출구로 나와 회현동 골목길 안쪽에는 옛 목조건물의 정취가 살아있는 마을카페 ‘계단집’이 문을 연다.
청파언덕집(사진=서울시)
지난 1년여 간 교육?실습을 마친 주민 4명이 바리스타로 나서 회현동의 첫 번째 ‘스페셜티(우수등급 커피) 카페’를 모토로 주변 회사원들과 카페 투어족의 이목을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서울시가 서울역 일대 서계?중림?회현동에 새로운 도시재생 핫 플레이스로 떠오를 앵커시설 8개소를 28일 일제히 개관한다고 27일 밝혔다.
다양한 분야 크리에이터들이 함께하는 전시?판매?문화활동 복합공간인 ‘중림창고’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라이브공연과 전시가 이뤄지는 ‘은행나무집’, 서울역 풍광을 한눈에 조망하는 ‘마을까페’, 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공유부엌?공유서가가 있는 ‘감나무집’이 들어섰다.
앵커시설은 주민 공동이용 시설을 확충하는 동시에 문화생활에 소외된 지역에 문화거점 역할을 하도록 구성했다. 장르와 테마를 넘나드는 이색 공연 강의 런칭쇼 등이 연중 펼쳐지며 사람들의 발길이 모이고 지역에 활력에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각 공간은 ‘재생’의 매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일반주택과 건물을 매입했다. 공공건축가가 참여해 저층 구릉지의 장점과 각 공간의 특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리모델링과 신축을 병행했다.
시는 서울역 일대 앵커시설 조성을 위해 총 10개의 시설을 매입했다. 이번 8개 시설 개관을 시작으로 내년 중으로 나머지 2개소도 순차적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시설운영을 통해 일자리와 수익도 창출, 이 일대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의 기반이자 주민주도 자립모델로 만들어 나간다는 목표다.
시설 운영은 서울역 일대 지역주민이 공동출자해 만든 도시재생기업(CRC) ‘서울 도시재생 사회적협동조합’과 ㈜요리인류의 컨소시엄(서울역 해피루트456)이 맡는다. ‘재생’을 넘어 ‘자생’을 이끈다는 목표다.
올해 4월 출범한 ‘서울 도시재생 사회적협동조합’은 조합원 대부분(70%)이 중림?회현?서계동 주민들로 구성된 도시재생기업이다.
나머지 30%는 일대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협력한 전문가와 활동가들이다. 조합원 각자 5~200만 원씩 출자해 참여했다.
㈜요리인류는 요리인류, 누들로드, 도시의 맛 등 푸드멘터리(푸드+다큐멘터리)를 대표하는 연출가 이욱정PD가 운영하는 프로덕션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지난 9월 ‘서울역 해피루트456’와 민간위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편 8개 앵커시설은 ①전시·판매?문화활동 복합공간 “중림창고”(중림동) ②청파언덕의 상징인 은행나무가 있는 문화예술공간 ‘은행나무집’ ③서울역이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마을카페 ‘청파언덕집’ ④공유부엌과 공유서가가 있는 ‘감나무집 ⑤봉제패션산업 활성화를 위한 민관협력 거점공간인 코워킹팩토리’(이상 서계동) ⑥주민 바리스타들이 선사하는 스페셜티 마을카페 ‘계단집’ ⑦목조구조가 눈에 띄는 도시형 마을회관 ‘회현사랑채’ ⑧이욱정PD가 이끄는 쿠킹스튜디오와 음식 관련 교육?체험 공간인 ‘검벽돌집’(이상 회현동)이다.
서울시는 28일 오후 2시 ‘중림창고’에서 개관식을 갖고, 28일 ~30일 3일 간 8개 앵커시설에서 다양한 개관 프로그램을 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보행중심의 서울로7017이 주변지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주민들이 필요로 했던 거점시설 개관으로 더욱 더 지역경제와 지역공동체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