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추진하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에 주요 대기업의 동참이 이어졌다.
지난달 28일 현대자동차가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밸류업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자료=연합뉴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대기업 계열 비금융 상장사들이 금융 기업 위주로 참여하던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를 공식화했다. 비금융 상장사 중 가장 먼저 밸류업에 참여한다고 밝힌 기업은 현대자동차다.
현대차는 지난달 28일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대대적인 밸류업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내년부터 3년간 배당금을 25% 늘리고 자사주 약 4조원 매입 후 일부 소각한다고 예고했다. 이를 통해 주주는 순이익의 35%를 돌려받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분기 배당금을 주당 2000원에서 2500원으로 늘리면서 연간 주당 최소 배당금 1만원을 제시했다. 25%였던 기존 배당 성향 목표도 총주주환원율(TSR) 35%로 전환했다.
현재 3년 평균 9∼10% 수준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2025∼2027년에는 평균 11∼12%로 끌어올리고 2030년에는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주주환원 정책을 두고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TSR 35%는 기존 정책 대비 10%포인트 확대됐을 뿐 아니라 예상했던 30%보다도 높은 수치다"며 "단순 비교가 어렵지만 경쟁사인 도요타와 혼다의 주주환원 정책과 비교해도 낮지 않은 수준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대차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고 이는 투자자들에게 긍정적 반응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는 주가에도 즉각 반영됐다. 정책을 발표한 지난달 28일 현대차 주가는 전날보다 4.65% 급등한 25만9000원에 마감됐다.
LG그룹도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에 나섰다.
LG는 최근 취득 완료한 5000억원 규모 자사주 활용 방안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 후 오는 4분기 중 공시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이와 함께 LG는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와 수익 제고를 위해 총 5000억원 규모의 LG전자와 LG화학 주식을 오는 11월부터 장내매수로 사들인다는 방침이다.
수익 구조 제고는 배당 수익 확대와 관련된다. LG의 수익은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금, 상표권, 임대료 등으로 구성되는데 배당 비중이 가장 크다.
LG가 경영권 유지 목적으로 계열사 주식을 취득해 유통 주식 수가 줄면 그만큼 주당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도 기대 가능하다.
LG전자 역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계획을 4분기 중 공시할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한 포스코 계열사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해 4분기 중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간담회를 진행한 한국거래소는 10대 그룹에 밸류업 공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10대 그룹 상장사 임원들도 그룹 차원에서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검토하면서 기업 가치를 높일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국내외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우리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인 10대 그룹부터 밸류업 프로그램에 선도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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