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연장했으니 경쟁입찰?..가덕도신공항, 여전히 부족한 입찰조건

국토부, 2차례 진행된 입찰에서 인기 시들하자 입찰조건 변경
“공기연장했지만 설계비 삭감돼 부담”

박세아 기자 승인 2024.07.23 10:33 의견 0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자료=부산시)

[한국정경신문=박세아 기자] 정부가 두 차례 유찰된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의 입찰조건을 변경했다. 그럼에도 많은 건설사들은 이 공사 참여 의지가 크지 않다.

국토교통부는 앞선 입찰에서 상위 10대 건설사는 2개사까지만 공동수급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입찰조건을 변경해 3개사로 완화했다. 공사기간도 착공후 6년에서 7년으로 설계기간은 10개월에서 12개월로 각각 연장했다.

정부는 앞서 두 차례나 입찰이 유찰되자 건설업계 간담회와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중앙건설기술위원회 심의를 거쳐 주요 입찰 조건을 변경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지난 22일 입찰안내서를 사전공개하고 오는 31일 입찰 공고해 다음달 19일까지 사전심사신청서를 받을 예정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제한된 공간에서 다양한 공종이 진행되고 해양 매립 등 난이도가 높은 공사 특징을 보면 기존 공사기간이 짧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가덕도신공항 사업은 큰 호응을 얻지 못해 지난달 5일 첫 번째 입찰이 무응찰로 유찰됐다. 이틀 만인 지난 6월 7일 재입찰 공고를 냈지만 같은달 24일 두 번째 경쟁입찰을 마감한 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 한 곳만 참여해 다시 유찰됐다.

이번에는 조건이 변경된 만큼 3차 입찰에서 많은 건설사들의 참여를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업계에서는 아직도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컨소시엄에 참가했던 한 건설사 관계자는 “컨소시엄은 세 번째 입찰에도 참가할 예정이지만 다른 건설사들은 지금 다시 준비해서 입찰에 응하는게 어렵다”며 “공기연장이 돼 개항식 정도는 맞춰서 공사를 끝낼 수 있지만 여유로운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참여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시공사는 거의 없다. 특히 공항 설계를 담당할 다수의 엔지니어링사도 적은 설계비 책정에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설계비는 기본계획 수립 당시 1781억원이었지만 최종적으로 817억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적정 설계비 책정도 함께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건설사는 “공항 설계 경험을 가지고 있는 곳이 거의 없고 국가 주도 사업인 만큼 책임이 가지는 무게는 크다”며 “가덕도는 해안가에 지어지는 것이어서 매립공사에 고난도 공법이 적용돼야 하는데 설계비가 너무 적어 현실적으로 설계가 잘 이뤄질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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