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글로벌 IB 불법 공매도 조사 속도..9개사 2112억원 규모 위반 혐의 발견

하재인 기자 승인 2024.05.06 14:36 의견 0
금융감독원이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IB 14개의 불법 공매도를 지난 2021년 5월 공매도 재개 후 지난해 말까지 전수조사한 결과 9개사가 164개 종목에서 2112억원 규모의 불법 공매도를 한 혐의를 발견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하재인 기자] 금융감독원이 글로벌 IB의 불법 공매도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은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IB(투자은행) 14개사 중 9개사가 164개 종목에서 총 2112억원 규모의 불법 공매도를 한 혐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5월 공매도 재개 후 지난해 말까지 불법 공매도를 전수조사한 결과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IB인 BNP파리바와 HSBC 556억원에 대해 불법 공매도를 적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2개사의 540억원 규모 불법 공매도를 확인했다.

이번 전수조사 결과에서는 지난 1월 적발한 2개사의 위반 규모가 1168억원으로 확대됐다. 5개사가 388억원 규모의 불법 공매도를 한 사실도 추가 적발했다.

글로벌 IB들은 잔고 관리 시스템상 실무적인 오류와 한국 공매도 법규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저지릇 것으로 나타났다.

무차입 공매도는 확정 전 매도주문을 제출하거나 차입을 확정하기 이전에 매도 주문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발생했다. 외부에 대여하거나 담보 제공된 처분제한 주식에 대해 반환이 확정된 후에는 매도주문을 제출해야 한다.

수기 입력 과정에서 무차입 공매도가 일어나기도 했다. 내부 부서 간 주식대차 과정에서 이미 대여된 주식을 타 부서에 매도하는 등 소유 주식을 중복으로 계산하거나 보유잔고를 확인하지 않고 주문을 제출하는 경우 등이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전반적으로 미공개 정보나 불공정거래와 연계된 불법 공매도보다는 잔고 관리와 곤련한 문제가 많았다”며 “당국이 검사·조사 자원을 집중적으로 쏟았기 때문에 이처럼 대규모 적발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은 홍콩 감동당국과 불법 공매도 조사 관련 이슈를 상시 논의하는 실협력 채널도 마련했다. 반기별로는 화상회의를 실시해 공매도 관련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필요 시 자료 징구 및 조사 공조 등의 협조도 요청한다.

이달 중에는 홍콩 주요 글로벌 IB와의 현지 간담회를 통해 공매도 제도 및 전산 시스템 개선 추진 사항을 설명할 예정이다.

외국 투자자들이 직접전용주문(DMA)을 활용해 불법 공매도를 활용한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DMA가 일반주문 방식에 비해 주문의 적정성 확인을 간소화한 주문 제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DMA가 금감원 조사 및 거래소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된다며 위반 혐의 발견 시 조사 및 조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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