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밸류업’ 에이블리, 알리바바 그룹 국내 파트너로 낙점하고 협의 중
에이블리, 알리바바 그룹과 1000억원대 투자 논의
“개인정보 공유 등 불합리한 조건 없을 것” 일축
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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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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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중국 대형 이커머스 그룹인 알리바바가 국내 패션시장 진출을 위한 파트너로 에이블리를 낙점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여성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가 알리바바그룹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 신규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시장 안착을 위한 파트너 선정과 에이블리의 유니콘 기업 밸류 평가 의지가 맞닿은 것으로 보인다.
에이블리 측은 해당 내용에 대해 “알리바바 그룹으로부터 1000억원대 투자 유치 논의를 하고 있는 것은 맞다”라며 “2조원대 기업가치 평가를 받기 위한 상태에서 글로벌 투자자들과 여러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알리바바그룹 측에서 관심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에이블리는 시리즈C 투자 라운드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까지 1700억원 규모 누적 투자를 유치했다. 업계는 4년간 적자를 뒤로하고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누적된 자본잠식 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투자 목적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에이블리가 알리바바 그룹의 투자를 유치한 이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잠식하기 위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식음료에서는 K에비뉴로 국내 몇몇 기업들을 입점시켰다. 반면 패션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짝퉁 논란’으로 중국 이커머스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아 국내 시장 안착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알리바바 그룹은 지난달 국내 셀러 확보를 위해 1300억원 규모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말 기준 에이블리 파트너스 8500여명 인플루언서 셀러와 5만여개 쇼핑몰을 확보하고 있어 알리바바 그룹의 관심을 끈 것으로 보인다.
에이블리 입장에서도 알리바바 그룹의 투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른 패션 플랫폼들과 비교해 규모가 작았던 풀필먼트 시스템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 그룹은 올해 2600억원을 투자해 한국에 통합물류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공정위가 해외 이커머스 사업자들에 대해 국내 대리인을 지정해야 한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알리바바 그룹이 국내 진출을 위한 파트너사를 선정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라며 “지난달 기준 패션앱 중 에이블리가 월간활성이용자 수 805만명으로 가장 많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에이블리, “투자 계약에 불합리 조건없다”..알리익스프레스 연계는 아직
투자업계는 에이블리가 글로벌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 기업가치는 단숨에 2조원 규모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자가 성사되면 알리바바 그룹은 에이블리 지분을 5~10% 내외로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업계는 알리바바 그룹과 에이블리간 투자 유치 협약에 대해 “알리바바 측의 요청 사항에 거래 데이터와 영업지표, 개인정보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에이블리 측은 “알리바바 그룹에서 국내 여러 플랫폼에 투자하려고 살펴본 후 우리와 접촉했기에 불합리한 조건을 내걸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알리바바 그룹의 국내 국내 대리인 역할에 대한 질의에 대해서는 “현재 투자 유치에 대해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일 뿐 자세한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알리바바 그룹이 에이블리 투자를 통해 알리익스프레스를 키우는 방안과 관련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난 바는 없다.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이 아니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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