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배달의민족(이하 배민)과 쿠팡이츠간 무료배달 경쟁이 다시 시작됐다.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최근 쿠팡이츠가 무료배달 선언 이후 쿠팡 와우 멤버십 요금을 올리면서 이탈 고객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자 배달앱간 무료배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쿠팡은 쿠팡이츠 무료 배달혜택이 포함된 와우 멤버십 구독요금을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급격하게 올리면서 쿠팡이츠 이탈을 호소하는 고객도 늘어나고 있다.
쿠팡 측은 와우 멤버십은 쿠팡 로켓배송뿐 아니라 쿠팡이츠 무료배달, 쿠팡플레이 무료 이용 등 여러 혜택이 포함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하나의 멤버십으로 쿠팡,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각 서비스를 선별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탈을 고려하고 있다.
이에 맞춰 경쟁기업인 배민과 요기요가 적극 대응에 나서면서 출혈경쟁을 예고했다.
배민은 알뜰배달의 배달비 무료 혜택을 기존 쿠폰 다운로드 후 적용하는 방식에서 자동으로 적용되도록 변경했다. 여기에 한집배달의 기본 배달비를 1000원 이하로 낮추면서 쿠팡이츠에서 이탈한 고객 잡기에 적극적이다.
요기요는 지난 5일부터 자사 한집배달, 실속배달을 1만 5000원 이상 주문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요기패스X의 구독료도 기존 월 4900원에서 2900원으로 낮췄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에서는 쿠팡의 전격적인 멤버십 인상 결정이 쿠팡에서 이탈한 소비자를 붙잡기 위한 새로운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라며 “특히 배달앱은 고객 충성도가 낮기에 작은 혜택 차이도 고객 점유율 확보에 큰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무료배달 경쟁, 2년전 라이더 수급 대란과 유사..외식물가 상승 우려도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이츠의 월간활성사용자수는 625만 8426명으로 요기요를 제치고 2위가 됐다. 1위는 여전히 2185만 9179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배민이다. 쿠팡이츠의 무료배달 선언은 뒤쳐진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업계는 이러한 시장점유율 확보 경쟁이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더 나아가 출혈경쟁을 메우기 위해 소비자 및 가맹점주들에게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지난 2021~2022년 쿠팡이츠와 배민은 한 집만 배송하는 단건배달로 500여억원 규모 출혈경쟁을 펼친 바 있다. 당시 단건배달 활성화로 라이더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라이더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수수료 프로모션 경쟁을 했다. 프로모션 종료 이후 양사는 단건배달 서비스의 수수료 시스템 등을 개편하면서 가맹점주와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배달비가 이전과 비교해 가파르게 올랐다.
우려와 다르게 쿠팡은 배달앱 후발주자 입장에서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무료배달 경쟁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쿠팡 측은 무료배달 전환은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라는 입장이다.
이는 쿠팡이 이용자 확보를 위해 몇 년간 계획된 적자를 끝낸 후 흑자전환을 이뤄낸 경험이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와우 멤버십 인상을 통해 쿠팡이츠 무료배달 경쟁 출혈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가맹점주들의 부담도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 양사는 최근 새로운 운영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배민은 6.8% 수수료의 알뜰배달, 쿠팡이츠는 9.8% 수수료의 스마트요금제를 각각 선보였지만 소비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나지도 않아 체감이 어렵다는 의견이다.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결국 가맹점주들이 부담해야 하는 배달비 자체는 줄어들지 않은 상태에서 최소 주문 기준도 낮추면서 부담이 커졌다”라며 “배달앱들의 새로운 프로모션에 가입하지 않으면 앱 상단에 노출되기도 어려워 울며 겨자먹기로 가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의 시장점유율 경쟁에 배민도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최근 외식업계들도 물가 상승 기조로 가격 인상 카드를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배달앱의 무료배달 경쟁은 외식업계 릴레이 가격 인상을 불러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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