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주요 금융지주들이 이번주 1분기 어닝시즌에 돌입한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에 따른 충당금이 반영되면서 예년보다 실적이 대폭 축소될 전망이지만 이를 제외하면 순이자이익 등 전반적 실적이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이번주 1분기 실적 발표에 나선다. KB금융은 25일, 신한·하나·우리금융은 26일 1분기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평균 전망치(컨센서스)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1분기 총 4조9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조 9697억원보다 17.5% 줄어든 규모다.
증권가에선 1분기 주요 금융지주들의 실적 하락 배경으로 홍콩 ELS 자율배상 여파를 꼽는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자율배상을 확정하며 배상액에 따른 충당금을 1분기에 반영하기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 은행별 홍콩 ELS 자율배상 규모로 KB금융 9000억~1조원, 신한금융 3500억원, 하나금융 2500억원, 우리금융 100억원 이하로 예상하고 있다.
홍콩 ELS 배상액 규모에 따른 실적 순위 변동도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1분기 당기순익 추정치는 전년 대비 27.98%가 쪼그라든 1조797억원으로 전망됐다. 홍콩 ELS 배상액 지급에 따른 손실 규모가 1조원 가까이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KB금융과 리딩금융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신한금융의 1분기 당기순익 추정치는 1조2383억원이다. 증권가의 예상이 맞다면 신한금융이 KB금융을 2000억원 차이로 따돌리는 셈이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전년 대비 14.77%, 11.96% 감소한 9456억원, 8334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둘 전망이다.
하지만 ELS 배상 충당금을 제외하면 1분기 금융지주의 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경상 지표라 할 수 있는 대출 성장세와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면서 순이자이익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KB금융의 1분기 순이자이익을 3조3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3% 증가할 것으로 봤다. 전분기보다 NIM은 3bp 상승, 대출성장률은 0.8% 증가를 예상했다.
신한금융 역시 순이자이익이 1년 전 대비 8.7% 늘어난 2조78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분기 대비 NIM은 1bp 상승하고 대출은 2.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금융의 1분기 순이자이익은 2조50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3% 증가가 전망됐다. 전분기 대비 NIM은 2bp 상승, 대출은 1.8% 증가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순이자이익 2조1890억원을 기록하며 증감률 -1.3%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분기보다 NIM은 2bp 개선, 대출성장률은 1.4%를 기록할 전망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계대출은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예상보다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데 이는 대환대출 인프라의 주담대, 전세 확장과 이에 따른 수요 증가 영향”이라며 “각 은행들이 하반기 금리 하락에 대비, 상반기에 적극적인 대출잔고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더해진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은행들의 경상 이익은 양호한 수준이 예상된다”며 “NIM이 조달금리 부담이 완화됨에 따라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에 그친 가운데 은행 대출성장률은 가계대출 역성장 압력 축소 및 기업대출의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도 “홍콩 ELS 자율배상 및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외에는 일회성 요인이 거의 없고 감독당국의 대규모 추가 충당금 적립 권고도 현재까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은행들의 1분기 실적은 일회성 비용 반영 등으로 이미 낮아진 컨센서스를 다소 상회할 공산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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