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가입자 달래기 나선 은행권..“고객 신뢰 회복 위해 자율배상 총력”

우리은행 이어 하나은행도 자율배상 추진 확정
외부위원 포함 자율배상위 설치..“신뢰 회복 만전”
정도·상생 경영 강조한 KB·신한, 이사회 의결 앞둬
“자율배상 추진 가닥..고객 신뢰 회복 최우선 과제”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3.28 11:14 의견 1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대규모 원금 손실을 불러온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가 일단락되고 있다. 당초 자율배상에 회의적이던 은행들이 입장을 바꿔 금융당국의 자율배상 기준안을 적극 수용하면서다.

자율배상에 나선 은행들은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자율배상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고객 신뢰 회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본점 (자료=각사)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전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금융감독원의 홍콩 ELS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했다. 우리은행에 이은 두 번째 자율배상 추진이다.

특히 하나은행은 소비자보호그룹 내 ‘홍콩 H지수 ELS 자율배상위원회’, ‘홍콩 H지수 ELS 자율배상지원팀’을 신설하기로 했다. ELS 자율배상 절차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확보하고 원활한 손해배상 처리를 위한 체계적인 업무 수행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 중 자율배상위는 금융업 및 파생상품 관련 법령, 소비자보호 등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외부전문가 3인을 포함한 총 11명으로 구성된다. 자율조정 진행 과정에서 투자자별 개별요소와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금감원의 분쟁조정기준 엄격히 적용해 공정한 배상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자율배상안과 자율배상 전담조직이 구성됨에 따라 손실이 확정된 투자자를 대상으로 조속히 배상비율을 확정하고 배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간 은행들은 홍콩 ELS 손실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후관리와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전수조사 등을 실시해 왔다. 금감원의 배상 기준안 발표 이후 자율배상 시행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소비자 신뢰 회복에도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앞서 우리은행도 신속한 자율배상 수용의 배경으로 투자자 보호 실천과 신뢰 회복을 꼽았다.

손상범 우리은행 신탁부 부장은 “H지수 ELS에 투자한 고객들의 불확실성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금감원의 분조위 기준을 수용해 자율조정을 빨리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는 29일 자율배상 시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신한은행도 일찌감치 손실배상을 통한 고객 신뢰 회복을 예고했다. 그간 정도 경영을 강조해온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3가지 경영 아젠다 중 하나로 고객 신뢰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다.

진 회장은 주주들 앞에서 “잠깐의 실수와 방심에도 어렵게 쌓은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며 “모든 임직원이 업의 윤리를 바로 세우고 빈틈 없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날 천상영 신한금융 그룹재무부문장(CFO)은 “사회적 책임요구와 홍콩 ELS 고객 손실 등 당면한 이슈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홍콩 ELS 최다 판매사인 KB국민은행도 29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신속한 자율배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배상 기준안 발표 이후 ELS 계좌 8만여개에 대해 전수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26일 비대면 사외이사 간담회에서 배상 관련 내용 설명도 마쳤다.

국민은행이 자율배상을 통해 홍콩 ELS 사태를 잘 수습한다면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취임 이후 강조한 ‘상생 경영’에도 한층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홍콩 ELS 손실과 관련해 자율배상으로 가닥이 잡힌 만큼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으로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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