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가계대출 낮은 증가세 지속 전망..“주택시장 불확실성 높아”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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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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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한국은행은 금융권 가계대출이 당분간 낮은 증가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향후 주택시장 전개 양상 등 가계대출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평가했다.
14일 한은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권 가계대출은 11조500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2년 6조6000억원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됐다.
다만 연간 증가율은 0.7%에 그쳤는데 감소세로 돌아섰던 2022년을 제외하면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이 전체 증가세를 주도했다. 특히 주택매매 거래량이 과거 평균을 밑돌았음에도 주담대의 증가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대출 규제 완화로 차주별 대출한도가 크게 확대된 데다 주담대가 신용대출에 비해 대출한도, 금리 면에서 유리해지면서 주택구입시 주담대를 통한 자금조달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가계대출 증가에 있어 정책금융 대출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초 주택금융공사에서 출시한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요건이 없어 이용대상자가 확대됐고 주택도시기금도 기존 대출상품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당초 계획보다 공급 규모가 확대됐다.
반면 전세대출, 신용대출, 비은행권 가계대출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한은은 향후 주택시장 여건에 대해 상·하방 요인이 혼재돼있어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여전히 높은 주택가격 수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은 주택 매수 심리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반면 금융 여건 완화 기대, 일부 지역 개발 호재, 수도권 입주 물량 축소 등은 주택시장 회복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정책금융 상품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금융공사는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을 중단하고 서민·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출 요건을 강화하는 등 정책금융 공급을 축소하기로 했다. 다만 주택도시기금의 경우 신생아 특례대출을 추가로 출시하면서 공급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전세대출 수요는 역전세 상황이 점차 완화되면서 다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2022년 이후 상당폭 감소한 신용대출은 여전히 높은 금리 수준 등을 고려하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대출 규제 측면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완화 등 영향은 이어지겠지만 지난달부터 스트레스 DSR 규제가 신규 도입되면서 일부 가계의 차입 가능 규모는 소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가계대출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금융권 가계대출은 당분간 낮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완만하게나마 하락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가계대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여건들을 수시로 점검하면서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며 “가계대출이 차주의 상환능력 내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중장기적으로 DSR 규제의 적용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가는 노력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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