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적자전환한 저축은행.. “몸집 줄여 지출 막아라”
10대 저축은행도 못 피한 고금리..9년 만에 적자 전환
‘자본건전성’ 우려 현실화..신용등급 하락 줄이어
인력·지점 감축해 지출 절감..업계, 충당금 확보 노력
우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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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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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저축은행업권이 지난해 555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됐다. 중동 리스크로 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주요 저축은행들은 몸집을 줄이며 고정지출 감소에 나섰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업권은 당기순손실 5559억원을 기록하며 9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10대 저축은행도 지난 2022년에는 약 1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달성했지만 지난해 순손실 717억원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업계의 급격한 적자 전환에 대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인한 대출 부실 우려에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렸고 고금리 기조로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한 까닭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저축은행업계의 연체율은 고금리 여파로 지난해 말 6.55%를 기록했다. 연체율이 전년 대비 3.12%포인트 급증하자 저축은행들은 충당금을 4000억원 추가로 적립하며 대비하고 있다.
연체율 상승과 적자 기조가 이어지자 몇몇 저축은행의 신용평가 등급도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이스신용평가사는 지난 15일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했다. 등급을 내렸음에도 전망은 ‘부정적’으로 유지돼 나신평이 추가 하락의 여지를 남겨뒀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나신평 관계자는 “페퍼저축은행의 조달 비용과 대손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고 자산건전성도 경기회복 지연 여파로 함께 내려가 신용등급을 하향한다”고 설명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1072억원이라는 큰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총자산순이익률은 2.0% 줄었다. 자산 규모는 지난해 4조718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4.6% 급감해 2017년 이후 계속 5위권을 유지하던 업계 순위는 에큐온저축은행에 밀려 6위로 내려갔다.
바로저축은행도 한국기업평가로부터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 받았다. 한기평은 바로저축은행의 브릿지론 부실화가 본격화됐고 건전성 관리 부담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해 하향한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JC친애저축은행도 4개월 사이 3번이나 신용등급이 하향되며 투기등급 직전으로 내몰린 상태다. 현재 JC친애저축의 신용등급은 BBB(부정적)으로 조정됐는데 한국신용평가는 개인신용대출 위주로 저하된 자산건전성과 수익성 저하 부담을 이유로 들었다.
계속되는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에 저축은행업계는 점포와 인력을 감축하며 몸집 줄이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의 총임직원 수와 점포 수는 각각 9876명, 276곳으로 확인됐는데 2022년과 비교해 435명과 7곳 감축됐다. 저축은행업계는 ‘SB톡톡플러스’와 같은 플랫폼이나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돼 점포와 인력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고금리 기조와 실적 부진이 계속돼 임대료·인건비 등 고정지출을 절감하며 충당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대출 여파와 고금리 기조를 예의주시하며 저축은행업계의 추가적인 악화를 막기 위한 선제 조치에 나섰다.
금감원은 실적 부진과 더불어 중동 리스크로 금리인하 시점이 불확실해지자 일부 저축은행에 건전성 관리를 위한 자본확충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지난해 연말 결산 기준 10여개 저축은행이 선별됐고 재무구조 관리 방안과 비상시 자본조달 계획이 담긴 방안을 마련하도록 주문했다.
이어 다음 주부터는 연체율 관리를 위해 일부 저축은행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진행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현장 점검을 통해 저축은행의 연체율 상승 원인과 관리 방안을 제출받을 예정이다.
다만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나 고정이하여신비율 등이 당국의 지도 비율 아래로 내려간 곳은 없다”며 “올해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있어 비상 계획을 미리 마련하는 차원의 요청이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중앙회 차원에서 부동산 경매 규정 개선과 정상화 펀드 지원도 등 여러 대응책을 펼치고 있지만 경제 전반의 상황이 좋지 않아 연체율 상승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며 “올해 전망도 긍정적으로 보긴 어려우나 금융당국과 협조하고 충당금도 추가로 확보해 상황이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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