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장흥)=최창윤 기자] 지난 4월 11일 장흥군 소속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이 관산읍 민원인 주택 인근에서 위험수목제거 작업 중 안타깝게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갑작스레 가장을 잃은 가족들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슬픔에 빠져 있고 수년간 함께 일해온 대원들은 동료를 잃은 비통함과 함께 이와 같은 사고가 자신들에게도 닥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불안해하고 있다.
장흥군의 관행적 작업 지시와 안전조치 미흡으로 인해 이번 사고는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수년간 대원들의 업무과정에서 엔진톱에 의한 부상, 예초기 작업 중 부상, 높은 나무에서의 낙상사고 등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대원들이 수차례나 위험수목제거 작업의 위험성과 안전조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였으나 장흥군은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작업은 관행적으로 이루어졌다. 안전교육도 매우 형식적이어서 대원들은 이를 안전교육으로 인지하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작업 현장에는 총괄책임자도 없었다. 엔진톱 사용, 고공작업 등이 동반되는 위험천만한 벌목을 안전교육도 제대로 되지 않은 대원들에게 현장 관리자도 없이 작업을 하게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또 이번 사고 같은 위험수목제거 작업은 근로계약을 위반하는 업무 외 부당지시라는 것도 문제다.
근로계약서 상 이들의 근무지는 ‘산림 및 산불현장, 산림보호사업지’로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어, 이번 사고처럼 주택 인근은 근무지에 해당되지 않는다. 또한 업무도 ‘기타 산림사업 보조 및 지원’으로 직접적으로 벌목작업을 하는 것이 아닌 전문 벌목자의 작업을 지원하는 역할로 봐야 한다.
그럼에도 장흥군은 이를 무시하고 관행적으로 업무 지시를 내려왔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사망사고가 벌어지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의 장흥군의 태도이다.
장흥군은 사망한 대원이 한 벌목작업은 근로계약상 업무에 해당되며, 사고 당일 아침 비가 와서 작업 대기를 지시했음에도 무단으로 작업을 진행하다가 발생한 사고라며 문제 원인을 피해자에게 떠넘기고 있다.
지금 장흥군의 모습은 이태원 참사도 채상병 사건도, 그 무엇도 책임지지 않는 윤석열 정부의 태도와 무엇이 다른가? 장흥군은 관행적 작업 지시, 안전조치 미흡, 현장 관리 실패로 소중한 군민의 생명을 희생시킨 책임을 인정하고 유족과 군민 앞에 용서를 빌어야 한다.
오늘은 세월호참사 10주기가 되는 날이다.
세월호참사로 희생된 304명과 그날의 눈물을 기억하고, 더 안전하고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한 약속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장흥군은 이번 사건의 책임을 인정하고 유족과 군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또한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하여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사법 당국은 중대재해처벌법에 근거하여 정확한 조사를 실시하고, 책임자를 밝혀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다.
장흥군은 군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공공기관이다.
그런 장흥군의 책임하에 있는 작업 현장에서 군민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하여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하는 바이며, 장흥군의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한다.
끝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상심이 큰 유족에게 깊은 위로를 보냅니다.
2024년 4월 16일
장흥민주진보연대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