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하반기 금리 인하 예단 어려워..물가 상승률 2.3% 잡혀야”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4.12 13:35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3.5%로 동결하기로 결정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를 제외한 금융통화위원 6명 중 5명은 3개월 후에도 3.5%의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이 총재는 “5명은 근원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2%)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기조를 지속해야 할 필요성을 말씀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나머지 1명은 공급 측 요인의 불확실성에도 기조적인 물가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내수 부진이 지속될 경우 이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는 이유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했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유가가 다시 안정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까지 2.3% 정도까지 갈 것 같으면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반면에 2.3%로 가는 경로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 하반기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금리 인하의 깜빡이를 켰다’는 최근 일각의 해석에 대해서는 “아직 깜빡이를 켠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깜빡이를 켰다는 건 차선을 바꾸려고 준비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렇지 않다”며 “저희는 깜빡이를 켤까 말까 자료를 보면서 고민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이 총재는 최근의 농산물 물가 상승에 대해 “통화 재정 정책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지금과 같은 정책을 계속할지 아니면 농산물 수입을 통해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농산물이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8%에 불과하지만 최근 2~3개월 CPI 상승의 30% 정도가 농산물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유통을 개선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 기후변화 때문에 생산물이 줄어들면 유통을 아무리 개선해도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라며 “기후변화 때문에 생기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국민적인 합의점이 무엇인지 생각할 시점이 됐다”고 짚었다.

아울러 최근 1350원 선을 웃도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기대가 뒤로 밀리면서 달러가 강세인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환율이 과도한 변동성 보이게 되면 시장 안정화 조치로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며 “여러 방법이 있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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