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대상그룹과 삼양식품이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자금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4일 2년물, 3년물 도합 700억원 규모 무보증사채 발행에 나선다고 밝혔다. 8일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모집금액을 증액할 수도 있다.
지난 5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상그룹의 지주사인 대상홀딩스는 7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앞서 1월 대상그룹이 1000억원 무보증사채 발행에 성공한 이후 세 달만이다.
대상홀딩스 측은 자금조달 사용목적에 대해 “다음달 만기인 회사채 채무 상환에 일부 사용하고, 증액 분은 올해와 내년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삼양식품은 일부 채무상환 및 설비투자 목적으로 자금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오는 10일 총선을 앞둔 데 이어 12일 금융통화위원회까지 예정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기 전 자금 조달을 마치기 위한 움직임도 반영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 기업들의 지난해 호실적에 금융권의 기대감도 더해졌다.
실제로 삼양식품 매출액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전년대비 31.23% 증가한 1조 1929억원, 영업이익은 63.22% 증가한 1475억원을 기록했다.
대상그룹 매출액은 4조 1075억원으로 전년대비 0.5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237억원으로 11.63% 감소했다. 그럼에도 주요 사업부인 식품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1.72% 증가했다는 점에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식품기업들은 매출대비 영업이익률이 낮아 현금창출능력이 어렵다는 의견이 거셌지만, 최근 두 기업은 사업안정성 측면에서도 우수하고 글로벌 확장세 측면에서도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 삼양식품, 수출 확대에 따른 밀양2공장 추가 증설
삼양식품은 지난달 3월 착공한 밀양2공장을 불닭볶음면을 비롯해 주요 제품들을 생산하는 수출 전초기지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에 이번 자금 조달은 밀양2공장 설비 투자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삼양식품은 밀양2공장을 밀양1공장보다 진화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알렸다. 공장 건립에 1643억원 규모 자금이 투입되고 2025년 상반기 준공 및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어 1년 동안 원활하게 자금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점이다. 지난해 5월 설립한 인도네시아 법인을 현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판관비 투입 가능성도 있다.
삼양식품은 올해 수출물량 확대에 대응한 생산 CAPA 증대를 위해 밀양2공장 추가 증설과 생산시스템 개선 등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투자자금소요가 집중될 예정이다. 그럼에도 신규 설비 생산효율화 및 해외사업 확장을 통한 현금흐름이 개선될 전망이다.
김세호 나이스신평 연구원은 “삼양식품은 국내 라면 시장 성장 둔화에도 해외시장 라면수출액 증가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신공장 증설 등 신규 투자에 따른 차입규모 증가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현금흐름창출력을 바탕으로 재무안정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 대상그룹, 해외법인 출자 늘리고 사업 전개 속도
지난해 대상그룹은 활발하게 해외법인을 확대했다. 대상홀딩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호주, 유럽, 일본 등 신규 출자 법인만 5곳이다. 지난해 대상이 ‘2027년 글로벌 매출 3조원 달성’을 비전으로 제시한 이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대상이 3년간 해외법인 설비투자에 투입된 금액이 700억원 규모로 알려진 만큼 해당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자금 조달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또한 차후 국내외 사업기반 강화목적의 지분투자도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상은 시장 내 우수한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광고 및 판촉활동을 강화하고 해외 현지 업체 인수 및 생산설비 증설 등을 통한 시장규모 확대 등 외형 확장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상 관계자는 “해외사업 강화를 위해 해외 제조 거점의 현지 사업을 확장하고, 해외 법인은 꾸준히 현지 식품 업체와 협업하면서 B2B, B2C 품목의 포트폴리오 및 영업망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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