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자율배상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외부전문가가 포함된 전담기구를 설치해 배상비율 산정에 공정성을 담보하겠다는 계획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콩 ELS을 대규모로 판매한 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이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하고 고객과 자율배상 협의에 나섰다.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앞에서 홍콩지수ELS피해자모임 회원들이 '대국민 금융사기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자료=한국정경신문 DB)

은행이 금감원의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라 투자자별 배상비율을 산정하고 투자자가 이에 동의하면 자율배상금이 지급된다. 은행권은 평균 40% 안팎의 배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배상에 나선 은행 중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위원회 및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외부 전문가 명단은 따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금융업 및 투자상품 관련 법령과 소비자보호 분야에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자율배상을 위한 별도 위원회 설치는 금감원의 분쟁조정기준안에는 포함돼 있지 않은 내용이다. 금감원은 가이드라인에서 은행이 투자자별로 조정기준에 따라 배상비율을 산정하도록 했지만 내부에 제3자가 참여하는 조정기구 설치를 권고하지는 않았다.

은행 내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전담기구 설치는 배상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자율배상 전담 기구 설치로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과 절차에 따라 배상절차가 신속하게 운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권 최초로 자율배상금을 지급한 하나은행도 자율배상위원회 등 전담조직 설치를 신속한 배상금 지급의 배경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달 28일 개최된 자율배상위원회에 상정된 개별 자율배상안을 심의·의결하고 일부 투자자들과의 협의를 거쳐 29일 배상금을 지급했다. 같은 달 27일 이사회에서 자율배상 추진을 결의한 지 이틀 만에 첫 배상 사례를 내놓은 셈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법령, 소비자보호 등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한 자율배상위원회를 통해 투자자별 개별요소와 사실확인 과정에서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된 배상절차가 진행됐다”며 “앞으로도 투자자들의 입장을 충실히 반영한 투명하고 신속한 배상절차 진행을 통해 투자자보호 및 신뢰 회복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홈페이지에 ‘홍콩 H지수 ELS손실고객 보상안’을 게시하고 고객에게 자율배상 추진을 안내하고 있다. 자율조정협의회를 설치해 기존 고객보호 전담 부서와 함께 신속한 투자자 배상 처리를 지원한다.

자율조정협의회는 자율조정기준에 따른 고객별 배상비율을 승인하고 보상금액 의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자율조정협의회에는 금융업 및 투자상품 관련 법령과 소비자보호 분야에 풍부한 학식과 경험을 갖춘 외부 전문가들이 위원으로 참여한다”며 “외부 전문가 위원들은 투자자 별 판매 과정상의 사실 관계와 개별 요소를 면밀히 파악해 배상금액 산정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금감원의 기준안에 따라 기본 배상비율을 정하고 투자자별 고려 요소를 반영해 최종 배상비율을 산출하되 외부 전문가들이 포함된 자율조정협의회를 설치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는 배상비율을 확인하고 법리적인 부분에서 자문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상품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라임펀드 등과 달리 홍콩 ELS는 은행 창구에서 정상적으로 오랜 기간 팔린 상품”이라며 “고객별로 요구하는 배상비율도 다르기 때문에 은행도 객관적인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외부 자문위원을 선정해 자율배상 산정에 공정성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정경신문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daum.net 윤성균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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