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위니아가 내달 투자자 유치를 앞두고 예비입찰에 착수했으나 새 주인 찾기가 시작부터 삐걱대는 모양새다. 이에 위니아는 그동안 중단됐던 김치냉장고 생산 재개에 들어가는 등 경영 정상화 채비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하지만 최근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이 구속되면서 경영 공백 문제도 매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일 투자은행(IB)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위니아 공개 매각 예비입찰에 1곳만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더구나 이 단독 입찰 대상은 기업이 아닌 전략적투자자(SI)인 개인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 코스닥 상장사 M&A를 추진한 이력은 있지만 자금력과 경영능력 등이 불투명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위니아 인수를 검토했던 사모펀드(PEF)들은 회생계획안과 채권 탕감 규모, 감자비율 조정 등이 확정되지 않아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계획안은 이달 16일까지 제출 예정이다.
위니아 관계자는 예비입찰 단독 제출자에 대해 “삼일회계법인 주관으로 법원이 의사결정하는 구조”라며 “법정관리 상황이라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매각 측은 단독 입찰자에 대한 예비실사를 실시한 후 이달 9일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매각 측은 다음달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예비입찰 부진으로 이 기간은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위니아는 본입찰에 참여할 추가 후보자 물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대상에 오르내리는 후보도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예비입찰 흥행에 실패한 위니아가 본입찰에서 적합한 인수 후보를 찾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 박영우 회장 구속 경영 공백..경영 정상화·매각 제동
오너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위니아 매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박 회장은 임금과 퇴직금 347억원 체불 혐의로 지난 19일 구속됐다.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임금 체불과 함께 위증 혐의도 받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골프장을 매각해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했으나 대금을 마련하고도 임금을 해결하지 않았다.
박 회장의 구속으로 인한 경영 공백은 경영 정상화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회장은 지난해 9월 말부터 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데다, 작년 1월 21일 위니아 회장직에서 물러난 상태다. 하지만 실질적인 그룹 경영 결정권은 박 회장이 갖고 있어 박 회장 구속으로 경영 공백이 현실화됐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 김치냉장고 생산 재개..조기 경영정상화 목표
위니아는 4개월가량 생산이 중단된 뚜껑형 김치냉장고 생산을 지난 27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갔다.
위니아는 지난해 10월 김치냉장고 생산 일부를 중단했다. 이후 같은해 11월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생산을 가동했다. 이번 뚜껑형 김치냉장고 42개 모델 생산이 본격 재개됨에 따라 김치냉장고 전 제품 판매가 가능하게 됐다.
회사 측은 “이번 생산 재가동은 조기 경영정상화 방안의 일환이다”라며 “나아가 M&A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투자자 유치에 청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유위니아는 2014년 위니아를 700억원에 인수했다. 위니아는 1995년 딤채를 출시해 김치냉장고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생활가전 수요 감소와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2022년 적자전환했다.
위니아 2021년 매출은 1조529억원에서 2022년 매출 7821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28억원에서 영업손실 73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9월 기준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1854억원, 당기순손실도 178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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