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K-식품 브랜드와 손잡고 식품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한다. 국내 대형 식품회사를 입점시킴으로써 현지화는 물론 충성고객 확보에 신뢰성까지 챙기겠단 취지다. 현재 알리는 공산품과 화장품, 음료 등을 판매하고 있다.
23일 한국정경신문 취재에 따르면 알리가 국내 주요 식품회사들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낸 가운데 동원F&B에 이어 풀무원이 알리 K베뉴에 입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K베뉴는 알리가 지난해 10월 론칭한 한국 브랜드 전문관이다.
이외에도 삼양식품과 대상도 알리 입점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반면 오뚜기와 해태는 당분간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은 알리 입점에 대해 말을 아꼈다.
풀무원은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알리에 입점할 가능성이 크다.
풀무원 관계자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면서 “언제 어떤 제품을 판매할지 등 이제 초기 논의 단계라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사항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F&B도 알리 K베뉴 식품 카테고리 입점을 협의 중이다.
동원F&B 관계자는 “계약이 체결된 건 아니지만 1분기 내 알리 입점을 추진 중”이라며 “거래 자체도 계약하고 주문이 들어와봐야 어떤 것들이 거래될지 알 수 있고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동원F&B가 이르면 다음달 판매할 상품을 선정하고 입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알리에서 판매될 상품으로는 동원F&B 대표상품이자 보관과 배송이 간편한 동원참치 등이 유력하다.
삼양식품 역시 알리 측과 K베뉴 입점을 논의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알리가 국내 삭품회사들과 컨택하고 있고 삼양식품도 국내 유통채널 확대 차원에서 알리 측과 접촉 중”이라며 “이와 관련해 아직 결론난 건 없다”라고 답했다.
삼양식품이 알리에 입점하게 될 경우 삼양식품의 대표상품인 불닭볶음면 등 라면류 등이 K베뉴에서 판매될 가능성이 크다.
삼양식품은 대표 상품인 삼양라면을 비롯해 다양한 라면을 제조하고 있다. 특히 불닭볶음면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며 효자상품으로 등극했다. 삼양식품은 해외매출이 80%로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대상도 알리로부터 입점 제안을 받고 내부 검토 중이다.
대상 관계자는 “지금 시기와 가부 등 내부 검토 중”이며 “알리와 접촉햇으니 내부적으로 결정이 나겠지만 아직은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오뚜기는 현재 검토단계는 아니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부분이라 아직은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해태도 별도 추진되는 사항이 없다고 답해 알리에 입점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CJ제일제당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바 없고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햇반 사태 등으로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쿠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CJ제일제당이 쿠팡 경쟁사인 알리에 입점할 경우 그 파장이 더욱 커질 것을 우려해 제일제당이 쉽게 알리 입점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 K-식품사와 협업 그로서리 목표..충성고객·현지화·신뢰성 확보
K베뉴는 앞서 애경과 쿠쿠전자, 깨끗한나라, 한국P&G 등 생활용품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최근에는 코카콜라, 칠성사이다·펩시콜라·아이시스, 제주삼다수 등 음료의 국내 소매 판권을 갖고 있는 LG생활건강과 롯데칠성음료, 광동제약 등이 입점했다.
알리는 현재 서울 근무 조건으로 온라인 그로서리나 리테일 분야의 신선식품 상품기획자(MD) 경력자를 채용 중이다.
국내 첫 물류센터 건립 계획도 내부적으로 구체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 물류센터 부지로는 경기도 평택항 근처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현지 물류센터 개설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알리는 사업목적에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을 추가했다.
알리는 거대 자금력을 앞세워 국내에서 빠른 속도로 이커머스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국내 알리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는 지난해 (10월 기준) 613만명으로 지난해 동월(297만명)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알리 국내 순위는 쿠팡과 11번가에 이어 3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알리가 쿠팡과 같이 대규모 풀필먼트(통합물류) 서비스를 구축하고 식품카테고리까지 갖출 경우 한국 현지화 원년 목표가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며 “K베뉴에 국내 대형 식품회사들이 입점해 알리 최대 약점인 가품·품질 논란까지 해소된다면 국내 이커머스 지형도가 흔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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