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KT&G 신임 대표 1차 숏리스트가 이번주 내 선정된다. 차기 사장을 둘러싼 내부·인사 간 각축전이 치열하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내부 인사 발탁에 기울었던 KT&G 신임 사장 발탁이 주가와 실적하락을 비롯해 경영진 호화출장 논란까지 도마 위에 오르면서 내외부 신경전이 팽팽해진 분위기다.
재계 일각에선 KT&G가 지난 2002년 민영화 이후 사장 4명이 모두 내부 출신인 만큼 이번에도 차기 사장은 내부 인사가 맡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내부 출신으로는 방경만 수석 부사장과 도학영 영업본부장, 이상학 지속경영본부장, 오치범 제조본부장, 박광일 부동산사업본부장 등 5명 부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최근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KT&G 전·현직 이사들을 상대로 소 제기 청구서를 발송하면서 내외부 경쟁이 한층 심화되는 모습이다. FCP는 백복인 현 KT&G 사장을 포함한 KT&G 전·현직 사내외이사 21명이 자사주 활용 감시에 소홀해 회사에 1조원대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공익법인과 근로자의 복리후생 증진 목적으로 자사주 일부를 출연했다”면서 “출연 당시 이사회는 관련 법령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관련 안건을 의결했다”고 해명했다.
사외이사들의 외유성 해외출장 의혹도 불거지는 상황이다.
KT&G는 해외지난 2012년부터 팬데믹 기간(2020~2021년)을 제외하고 매년 1회 일주일간 해외 법인과 공장이 있는 지역 출장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사외이사들이 업무와 관련없는 곳을 출장지로 택하거나 출장 시 배우자를 동반하며 수천만원이 넘는 회사돈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회사의 사업에 도움이 될 글로벌 인사이트 발굴을 위해 현지 시장과 생산시설 방문, 해외 전문가 미팅, 신사업 후보군 고찰 등을 목적으로 해외법인 뿐만 아니라 주요 시장을 대상으로 연 1회, 7일 이내로 해외 출장을 실시하고 있다”며 “비용은 사내 규정에 따라 항공료를 제외한 1인 평균 680만원 수준으로 일부 매체에서 언급한 호화여행이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도에 언급된 일부 사례는 2012년, 2014년 사안으로 현직 사외이사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외유형 해외출장 등 최근 제기되는 의혹들은 이미 과거 논란이 된 사건들인데 새롭게 끄집어 내 마치 현 경영진에 해당되는 일처럼 폭로하고 있다”면서 “현 경영 체제를 흔들어 외부 인사에 힘을 싣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수익성 하락도 내부 인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는 담배사업 수익 감소로 올해 KT&G 실적이 5년 만에 역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G 지난해 연간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0.15% 증가한 5조8601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조1611억원으로 8.41% 감소한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간 담배사업부문 영업이익이 9539억원을 기록해 전년(1조89억원) 대비 5.4% 줄어든다고 평가했다.
다만 올해 KT&G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6.7%, 8.5% 증가할 전망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담배와 부동산 부문이 부진했던 만큼 기저효과가 예상된다”며 “특히 안양과 미아 등 수도권 유휴 부지 개발 매출이 작년 200억원에서 올해 2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KT&G 관계자는 “2015년 이후 담뱃값 인상 이후 가격이 동결된 상황에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원부자재 가격 인상 영향으로 수익성이 일부 영향을 받았다”며 “회사는 어려운 대외 여건에도 생산능력 확대 등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성 제고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달말 사장 후보 심사대상자 1차 숏리스트를 선정할 예정이다. 다음달 중순까지 사추위는 2차 숏리스트로 압축하고 같은달 말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앞서 KT&G는 지난 11일 사외 후보(14명)와 사내 후보(10명) 등 총 24명의 차기 사장 후보군 롱리스트를 확정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