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조직개편 최대 관심사는 ‘디지털’..IT 운영 체계 손본다

영업력 중심 조직개편한 임종룡 회장, 내년엔 디지털 전환 초점
자회사 아웃소싱 중단하고 직접 개발·운용..그룹 IT 운영체계 혁신
증권·보험 계열사 부재 약점..은행·카드 중심 디지털전환 시너지내
임종룡 회장 “그룹 IT 경쟁력 강화 위해 IT 역량 내재화 필요해”

윤성균 기자 승인 2023.11.28 11:42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올해 초 ‘영업력 강화’ 중심의 대대적 조직 개편을 단행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연말 그룹의 IT(정보기술) 부문 기획·개발·운영 체계를 손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내달 조직개편에 나선다. 임 회장이 내정자 시절이던 지난 3월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대규모 인사를 단행한 지 9개월여 만에 조직 재정비에 나선 셈이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자료=우리금융그룹)

앞서 임 회장이 ‘지주사는 전략 중심, 자회사는 영업 중심’이라는 방향에 맞춰 조직을 손본 만큼 연말 조직개편의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시 우리금융은 총괄사장제, 수석부사장제를 폐지하고 부문도 11개에서 9개로 축소하는 등 조직을 슬림화했다. 특히 우리은행에서는 3년 만에 부문제가 부활하고 기존에 은행 영업을 기획·총괄하던 영업총괄그룹이 폐지되는 등 큰 변화를 맞았다.

내년 출범 2년차를 맞게 되는 임 회장이 연말 인사·조직개편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해 조직을 이끌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다만 그룹의 IT 부문에서는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 내년 1월 그룹의 디지털 역량을 결집한 새 거버넌스 출범을 앞두고 있다. 20년 넘게 이어온 아웃소싱 방식의 그룹 IT 서비스를 계열사별로 직접 운영 체제로 전환해 그룹 IT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다.

그 일환으로 우리은행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우리에프아이에스의 IT 개발·운영 업무와 관련한 인력, 자산 등을 이전받는 영업 일부 양수 안건을 결의했다. 기존 우리에프아이에스에 위탁했던 IT 개발업무를 내재화해 IT 역량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그룹의 IT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강도 조직 혁신은 임 회장이 지난 7월부터 주도적으로 추진해 온 사안이다. 당시 임 회장은 “그룹 IT 경쟁력 강화를 위해 IT 역량 내재화가 필요하다”며 “혁신 추진 과정에서 은행, 카드, FIS 대표이사 등 임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혁신의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고강도의 그룹 IT 혁신을 예고했다.

10월에는 임 회장을 비롯해 우리은행·우리카드·우리에프아이에스의 각 경영진과 노조위원장이 모여 IT 거버넌스 개편을 위한 노사합의에 서명했다. 새 IT 거버넌스 출범을 위해서는 계열사간 인력 이전과 업무 조정 등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해서다. 우리에프아이에서 은행·카드 관련 IT 서비스를 제공하던 주요 부서 인력이 대거 해당 계열사로 전환 배치될 전망이다.

이사회 결의를 마친 우리은행은 조직개편, 인력이전 및 내부통제 사전점검 등을 거쳐 내년 1월부터 개편된 IT 거버넌스 체계를 가동한다. 사업기획과 서비스 개발, IT 시스템 운영까지 가능한 통합조직의 신설도 예고했다. 우리카드도 조만간 같은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최근 경영환경이 디지털 중심으로 변화됨에 따라 시장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속도감 있는 디지털 전환을 위해 주요 IT 개발 및 운영업무를 은행과 카드사가 직접 수행하는 체제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가 부재한 우리금융의 경우 우리은행과 우리카드의 역할이 중요하다. 새 IT 거버넌스 출범으로 우리은행이 그룹의 디지털전환을 통솔하고 우리카드가 금융·비금융 데이터 수집 등의 역할을 맡는 등 시너지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내년 그룹 IT 거버넌스 출범과 관련해 조직 신설이나 우리에프아이에스의 역할 등 세부 내용에 대한 검토가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연말 조직개편이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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