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한국 남자 롤러스케이트 대표팀의 은메달은 왜 부끄러운가

박진희 기자 승인 2023.10.03 11:05 의견 0
정철원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하며 얼리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박진희 기자] 세상에서 가장 부끄러운 은메달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3000m 계주 경기에서 선두를 달리던 한국 남자 대표팀이 결승선 앞에서 때 이른 세리머니를 하다 금메달을 놓쳤다.

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롤러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3000m 계주 결승에서 최인호(22·논산시청) 최광호(30·대구시청) 정철원(27·안동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팀은 4분5초702를 기록, 1위 대만(4분5초692)에 0.01초 차이로 밀리면서 금메달을 놓쳤다.

애초 한국은 결승선 직전까지 선두를 달렸다. 선두를 질주하던 한국은 마지막 주자인 정철원이 결승선을 코앞에 두고 팔을 들러 올리는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 사이 발을 길게 뻗은 대만 황위린에게 역전을 허용하면서 금메달을 놓쳤다.

은메달 수여를 위해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의 침통한 표정 (자료=연합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확신한 한국 선수들은 트랙을 돌며 기쁨을 표출했다. 하지만 전광판 속 1위는 대만팀. 결과를 확인한 뒤 선수들은 절망에 빠졌다. 허무하게 금메달을 놓쳤다는 좌절감에 눈물을 떨궜다.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의 표정은 침울했다. 정철원은 “내 실수가 너무 크다.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응원해준 많은 분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대만의 황위린은 결승선을 통과하기 전 정철원이 팔을 올리는 것을 봤다.

황위린은 “그(정철원)가 경계를 늦출 때 10여미터 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아무 생각 없이 (결승선)으로 달렸다”면서 “이런 결말은 훈련 중 상상했던 게 아니었다. 우리가 수년간 훈련하고 쌓아온 것을 한꺼번에 내놓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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