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올해 3분기 택배 물동량 1억3670만 박스를 기록해 쿠팡보다 72.1% 많았다. (자료=CJ대한통운 공식 홈페이지)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CJ대한통운이 '유통 공룡' 쿠팡의 빠른 택배시장 장악에도 표정 변화가 없다. 국내에선 넘볼 자 없는 글로벌 덩치와 직구 파워로 매년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우며 지각변동을 막고 있다.

9일 통합물류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쿠팡의 택배 물동량은 7940만 박스로 전년 동기보다 172.5% 급증했다. 이로써 롯데글로벌로지스(5230만 박스)와 한진(4830만 박스)을 제치고 업계 2위로 점프했다.

다만 1위의 아성은 당분간 깨기 힘들어 보인다. CJ대한통운은 같은 기간 쿠팡 물동량보다 72.1% 많은 1억3670만 박스를 움직였다.

CJ대한통운은 국내외를 넘나드는 대규모 물류 기반을 갖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CJ대한통운은) 국내 최상위권의 시장지위와 물류 인프라 보유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 등을 토대로 안정적인 영업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2조1307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늘었다. 영업이익은 4118억원으로 19.7% 증가해 처음으로 4000억원대를 돌파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대비 30.9% 뛴 990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사업 영업 확대와 택배·이커머스 사업의 신규수주 증가에 따른 물동량 회복이 주효했다. CJ대한통운의 사업 무대가 직구 서비스로 뻗어나가는 이유다.

CJ대한통운은 해외 거대 플랫폼들과 손잡고 이커머스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현재 아마존과 알리익스프레스, 아이허브 등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업체들을 고객사로 수주해 해외직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지난 3월부터는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배송 서비스를 확대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길게는 1∼2주 가량 걸리던 알리익스프레스 해외직구 상품을 3∼5일 내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최근 론칭한 통합 배송브랜드 '오네'를 통해서도 주말에 해외직구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일요일 오네'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이밖에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에서 해외직구 상품을 처리하는 인천특송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하루 3만5000 박스의 해외직구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연내 하루 6만 박스로 처리능력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CJ대한통운의 글로벌부문과 직구 서비스는 계속해서 실적 증대의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작년 해외직구 규모는 9612만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국내 소비자의 관심은 사그라들 기미가 없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해외직구와 역직구 서비스를 확대해 소비자들이 더 빠르고 편리하게 상품을 받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