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사업권②] ‘터줏대감’ 롯데면세점의 퇴장, 1위 수성 가능할까

김제영 기자 승인 2023.05.04 15:09 | 최종 수정 2023.05.08 08:10 의견 0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가 선정됐다. 국내 면세업계의 판도 변화 가능성을 예측하고 향후 10년간의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에 대한 기대와 우려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롯데면세점 다낭점 [자료=롯데면세점]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가 최종 선정된 가운데 명단에서 제외된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의 사업을 22년 만에 정리한다. 롯데면세점의 향후 국내 면세점 업계 1위 수성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향후 시내 면세점과 해외 진출, 온라인 채널 등 프로모션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롯데면세점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자료=롯데면세점]

■ 롯데면세점vs신라면세점, 업계 1위 신경전 ‘코앞’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오는 7월부터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을 철수한다. 새로운 사업자로는 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이 선정돼 향후 10년간 인천공항에서 면세점 사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인천공항 입찰에서 롯데면세점은 유력한 입찰 후보로 꼽혔으나 주요 기업 가운데 가장 낮은 입찰가격을 제시해 우선협장대상자에서부터 탈락했다.

국내 면세업계는 인천공항에서 22년간 사업을 영위한 ‘터줏대감’ 롯데면세점의 퇴장에 입찰 이후의 지각 변동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출범 이래로 면세업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결과는 업계에서 가장 큰 ‘이변’이라 거론될 만큼 의외라는 반응이다. 특히 롯데면세점을 뒤쫓고 있는 신라면세점과의 순위 변화 가능성에 높은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매출을 살펴보면 지난해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매출은 전년(3조7184억원) 대비 35.2% 증가한 5조3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호텔신라 면세부문은 매출이 3조3496억원에서 4조3332억원으로 29.3% 성장했다. 작년 기준 두 기업의 매출 차이는 약 7000억원이다.

코로나가 한창인 지난 2021년의 경우 전반적인 면세 업황이 악화해 기업 간의 매출 격차가 작았다. 그러나 본격적인 경제활동 재개 이후인 작년부터 롯데면세점은 높은 성장세로 앞질러가는 모습이다. 올해 외국인 여행객이 증가하는 가운데 롯데면세점이 올해 6월까지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 큰 변화를 기대하기란 시기상조다.

다만 여행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인천공항 면세점의 상징성과 홍보 효과, 매출 규모 등을 따져보면, 순위 변동의 여지는 남아있다. 신라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라는 입지를 토대로 현재 온라인 마케팅 및 해외 공항 진출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향후 롯데면세점의 뒤를 바짝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롯데면세점이 호주 멜버른 공항 면세점 운영을 앞두고 있다. [자료=롯데면세점]

■ 인천공항 방 빼는 롯데면세점, 향후 1위 수성 전략은

롯데면세점은 당분간 시내면세점 및 온라인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 진출에 집중할 전망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등에 사용됐던 투자비용을 다른 채널로 투자해 새로운 경쟁력을 키운다는 복안이다. 특히 롯데면세점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기준 온라인 매출을 전체에서 40%에 육박하는 비중까지 키워낸 바 있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 롯데면세점의 전체 매출에서 인천공항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5%로 추산된다. 면세업계 전체에서의 비중으로는 약 10%대다. 코로나 이후 롯데면세점에서의 비중은 약 1% 내외다. 회복 이후에도 인천공항 면세점이 차지할 수 있는 절대적인 매출 규모 자체가 작아 큰 이변은 없을 거라는 설명이다.

롯데면세점은 향후 시내면세점 및 온라인 역량 강화로는 마케팅 프로모션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해외 사업으로는 최근 싱가포르 창이 공항, 호주 멜버른 공항 등 해외 공항 입점을 진행하며 역량을 키우고 있다. 이 같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국내외 면세업계의 경쟁력을 유지·강화한다는 복안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향후 10년간의 인천공항 입점이 무산된 만큼 막대한 자금 투자 유치가 필요 없는 상황에서 프로모션 등을 통해 고객 혜택을 강화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며 “당장의 매출 규모로는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을 접더라도 업계 1위를 위협받을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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