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전세사기 피해 지원 ‘선봉장’ 부각..임종룡 회장 ‘상생금융’ 의지
우리은행, 5대 은행 중 맨 먼저 전세사기 피해자 대환대출 실시
2008년부터 주택도시기금 간사수탁은행..“전산 구축 빠르게 완료”
대출 심사 시 확정일자 확인 시범사업·피해자 금융지원도 최초
임종룡 회장 ‘상생금융부’ 신설..“어려운 이들 방파제 역할할 것”
윤성균 기자
승인
2023.04.24 11:30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우리은행이 시중은행 가운데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대책에 가장 적극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금융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금융을 강조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우리은행에서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한 전세사기 피해자 대환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기존 주택에서 이사 가지 않고 계속 거주해야 하는 경우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한 것이다. 연 1.2∼2.1% 금리로 최대 2억4000만원, 보증금 80% 이내 한도로 대출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다른 주택으로 이사할 경우에만 주택도시기금의 전제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이는 지난 2월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전세사기 예방 및 피해 지원방안’의 후속조치다. 당초 5월 중 추진할 예정이었으나 전산 개편이 완료된 우리은행부터 앞당겨 대환을 개시하게 됐다.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은 내달 중 대환 대출 접수를 시작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 2월 주택도시기금 간사수택은행으로 재선정되면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 관련 전산 구축을 빠르게 완료할 수 있었다”며 “전세 피해 대책 마련과 관련해서 기금 상품 출시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2008년부터 4회 연속 주택도시기금 간수사탁은행으로 선정돼 수요자 대출(구입·전월세자금 대출)·국민주택채권·청약저축 등 일반 수탁은행 업무 뿐 아니라 사업자 대출 업무와 수탁은행 총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임대인의 주택담보대출 대출심사 과정에서 확정일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범사업도 진행 중이다. 임대인이 임차인 전입신고 당일에 저당권을 설정하고 대출을 받을 경우 임차인의 보증금이 뒷순위로 밀리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1월 우리은행과 국토부, 한국부동산원이 전세사기 피해 방지를 위해 확정일자 정보 연계 시범사업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이후 전세사기 피해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국토부는 나머지 은행과도 업무협약을 맺고 7월부터는 모든 시중은행이 대출심사 과정에서 확정일자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전세사기 피해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지원책을 가장 먼저 발표한 곳도 우리은행이었다. 지난 20일 그룹차원에서 5300억원 규모의 주거안정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다.
우리은행은 전세피해 지원센터를 통해서 전세피해 확인서가 발급된 피해자를 대상으로 주거안정 긴급자금을 지원한다.
전세자금대출은 세대당 최대 1억5000만원 한도(보증금 3억원 이내) 내에서 총 2300억원을 지원한다.
주택구입자금대출은 세대당 2억원 한도로 총 1500억원 규모로 지원하고 경락자금(경매낙찰대금) 대출을 최대 2억원 한도로 빌려준다.
이후 신한·하나은행도 비슷한 규모로 전세사기 피해자의 금융지원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전세피해지원센터 인근에 이동점포를 운영해 대출상담과 부동산 권리관계 안전확인 서비스 등 가장 촘촘한 전세사기 피해 예방책을 내놓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의 사회적 책임이나 상생금융이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이 고객이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서 먼저 지원 대책을 발빠르게 내놓는 모습”이라며 “상생금융에 대한 임종룡 회장의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취임 전 진행된 조직개편에서 금융소외계층 전담 상품·서비스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상생금융부’를 신설하는 등 금융의 사회적 책임에 큰 관심을 보였다.
임 회장은 지난달 총 20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책을 담은 ‘우리상생금융 3·3 패키지’를 발표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일어날 수 있도록 우리금융이 방파제와 같은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