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깎는 체질 개선 통했나”..아모레퍼시픽, 실적 떨어져도 ‘어닝 서프라이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331.5% 증가

김제영 기자 승인 2023.02.03 14:15 의견 0
아모레퍼시픽 본사 [자료=아모레퍼시픽]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코로나 이후 성장세가 꺾인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역시 뷰티업계의 한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중국의 소비 둔화 등 국내외로 어려운 경영 환경에 의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20년부터 실적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아모레퍼시픽은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특히 지난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체질 개선에 성공해 4분기 실적을 방어하는 등의 성과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3일 공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연간 매출 4조4950억원과 영업이익 271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6%, 23.7% 감소한 수치다.

특히 중국의 소비 둔화 및 코로나 재확산의 여파가 거셌다. 같은 기간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해외사업 영업이익은 84.3% 큰 폭 하락한 81억원에 그쳤다. 매출은 17.1% 감소한 1조4935억원을 거뒀다. 국내사업의 경우 영업이익은 27.3% 감소한 2182억원, 매출은 16.1% 감소한 2조5813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31.5% 증가한 786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23억원에서 대폭 개선된 수치다. 매출의 경우 16.7% 감소한 1조1839억원을 거뒀다.

이 같은 성과는 사업 효율화를 통한 체질 개선에 집중한 결과다. 아모레퍼시픽은 ▲주요 브랜드의 가치 제고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 다각화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유통 포트폴리오 개편을 추진했다.

국내사업의 경우 면세 채널의 부진으로 매출이 하락했으나 국내 리오프닝 효과 및 오프라인 채널 개편, 국내 온라인 채널 성장에 의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특히 화장품 부문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온라인 실적이 성장하는 추세다.

또 주요 자회사인 이니스프리·에뛰드·에스쁘아는 제품 경쟁력 강화 및 온라인 채널 판매 호조로 나란히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해외사업은 중국법인 효율화와 북미와 유럽 시장 다각화 효과가 드러났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이 코로나로 위축되자 제품 포트폴리오 재정비, 비효율 매장 철수, 유통 재고 축소 등을 통해 비용 절감을 꾀했다. 그 결과 중국 매출은 약 30% 감소했으나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북미와 유럽 시장의 경우 사업 다각화의 새로운 돌파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4분기 실적 기준 북미와 유럽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99%, 69% 고성장했다. 미국의 경우 기존 주요 브랜드 성장 및 미국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 인수로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유럽에서는 라네즈가 온라인과 멀티브랜드숍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해 전체 매출이 37%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작년 연간 성적표는 부진했지만, 올해는 본격적인 글로벌 리오프닝 분위기에 전망이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의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한 입국자 방역 규제는 변수지만, 중국 현지 소비 시장은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로 색조 화장품 수요가 증가하고 장기적으로 국내외 화장품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증권 박은정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강한 브랜드·디지털 대전환·사업 체질 혁신 방향을 천명한 바 있다. 지난 2년간 아모레퍼시픽은 오프라인 레거시를 내려놓고 주요 브랜드를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며“4분기 수익성 개선은 2021년 효율화 원년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2분기부터는 마스크를 벗고 즐겁게 방한 외국인을 맞이할 수 있다. 2023년은 한·중·일 아시아지역과 미국 등 핵심 채널에서의 도약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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