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1조클럽' 기로..해답은 “냉동식·건기식 받고 라면 낮추고”

김제영 기자 승인 2022.11.30 15:42 의견 0
삼양식품 밀양공장 [자료=삼양식품]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수출에 강한 삼양식품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한다.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경쟁력 있는 신사업을 추진하는 등 체진 개선을 통해 사업 다각화의 초석을 닦고 있다.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의 해외 시장 및 신사업 확장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된 모습이다.

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최근 냉동식품 브랜드 ‘프레즌트(FREZNT)’를 론칭했다. 프레즌트는 삼양식품의 첫 냉동HMR 브랜드로 첫 제품은 ‘리얼쯔란치킨’으로 치킨이 낙점됐다. 치킨은 가파른 물가 상승세에 외식·배달 대신 간편식이 떠오르는 추세인 데다 치킨업계 이슈·월드컵 특수 등에 따라 주목 받고 있는 간편식 품목이다.

삼양식품이 냉동 HMR 시장에 뛰어들 수 있던 배경은 계열사 삼양냉동 덕분이다. 삼양냉동은 만두·탕수육 등 냉동제품을 주로 B2B(기업 간 거래)로 유통하는 기업이다. 삼양식품은 올해 초 삼양냉동의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영업권을 약 100억원에 인수했다. 삼양식품의 유통 및 영업력을 활용해 냉동HMR 사업의 국내외 경쟁력을 키운다는 복안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냉동식품은 계열사 삼양냉동에서 생산·판매했던 제품군으로 기존 제품을 생산하던 제조 공정이 있다 보니 기존의 냉동식품 기술력에 삼양식품의 영업력을 더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며 향후 수출 계획에 대해서는 “최근 내놓은 신제품인 만큼 시장 상황 및 반응을 보고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냉동 브랜드 '프레즌트(FREZNT)'를 론칭하고 첫번째 제품으로 '리얼쯔란치킨'을 출시했다. [자료=삼양식품]

삼양식품은 신사업 중 하나로 건강기능식품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올해 초 삼양식품 지주사인 삼양내츄럴스 산하에 중앙연구소를 설립했다. 중앙연구소는 마이크로바이옴·천연물 소재 등 신사업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최근 특허청에 단백질·루테인 등을 주성분으로 하는 건강기능식품 관련 상표권을 출원한 바 있다.

신사업은 확대하는 한편 부진한 사업은 정리 수순을 밟았다. 삼양식품은 올해 제주우유를 매각하는 등 유가공 식품사업을 철수하고 면 요리 전문 레스토랑인 ‘호면당’ 매장을 닫으면서 외식사업에서도 마침표를 찍었다. 공식 온라인몰인 ‘삼양맛샵’도 운영을 중단하고 오픈마켓 및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판매 효율화 작업도 마쳤다.

이 같은 사업구조 재편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삼양식품의 숙원사업이다. 삼양식품은 전체 매출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95%가 넘어 사실상 라면 매출이 기업을 이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양식품은 라면의 내수 시장이 정체에 빠지자 해외로 눈을 돌려 수출 비중을 크게 끌어올렸지만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서 단일 품목에 의존하기는 리스크가 적지 않다.

다행히 삼양식품의 사업은 순항 중이다. 공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8.9% 증가한 669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삼양식품의 매출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51% 증가한 9700억원으로 조만간 매출 ‘1조 클럽’에 입성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라 국내 라면업계의 원부자재 가격 부담이 높았지만 수출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삼양식품은 K푸드의 성장과 고환율 수혜로 큰 타격은 피했다.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 [자료=삼양식품]

삼양식품은 향후 신사업을 통한 사업 카테고리 다양화와 함께 주력사업인 라면을 통해 K푸드의 위상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는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의 의지와도 같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동시에 해외영업본부장을 맡으며 글로벌 영업에 전념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올해 초 경남 밀양에 수출을 위한 생산기지를 설립하고 기존 건면 제품 개선 및 라인업을 보강에 힘쓰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제품이 연구 개발 과정을 거쳐 정식 제품으로 출시·유통 과정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라면 기업의 건기식 사업 확장의 경우 기존 사업과의 연계가 아닌 새로운 카테고리에 대한 연구 개발인 만큼 상당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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