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황금알 낳는 거위 되나..'2050년 시장규모 600조원' 전망

이상훈 기자 승인 2022.10.12 16:37 | 최종 수정 2022.10.13 00:49 의견 0
전기차 충전소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전기차의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방안이 빠르게 갖춰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전기차 사용후전지(폐배터리) 재사용 근거 등을 담은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기생활용품안전법) 일부 개정 공포안이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국회를 통과한 개정 법률안은 1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10월부터 시행된다. 해당 법안은 전기차 등에서 나오는 폐배터리를 폐기하지 않고 전기저장장치(ESS) 등에서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안전성 검사제도의 법적 근거를 담았다.

주요 내용은 안전성 검사의무, 안전성 검사표시, 안전성 검사기관 지정·사후관리, 안전성 검사기관의 책임보험 가입 의무화 등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는 자동차용으로서의 수명을 다했더라도 배터리 효율이 70~80%를 유지한다. 따라서 에너지저장시스템(ESS)으로 재사용하더라도 충분히 상업성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기차 보급 확대로 폐배터리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고 경제성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면서 업계의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연간 폐배터리 발생량은 2020년 275개에서 2025년 3만1700개, 2030년 10만7500개로 급증할 것으로 추산된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도 폐배터리 시장이 2025년 3조원에서 2050년 60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 산자부, 폐배터리 재활용을 유망 분야로 육성

산업통상자원부도유망 분야 재편을 통해 폐배터리 관련 기업을 육성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롯데호텔에서 제35차 사업재편계획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미래차, 바이오‧농업, 친환경 등 유망 분야의 17개사에 대한 사업재편 계획을 신규로 승인했다.

특히 전기차의 폐배터리 원료 추출/정제(에코프로머티리얼즈), 수소전차용 이차전지 발열분산장치(라임) 등 미래차 분야로 총 7개사가 진출한다.

이 중 폐배터리 원료를 추출/정제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해외에서 니켈·코발트 등 원료를 수입해 2차전지용 전구체(화학반응에 참여하는 물질을 의미하며 2차 전지에서는 고용량 및 장수명을 결정하는 핵심물질)를 제조하는 업체지만 이번 사업재편을 통해 폐배터리에서 원료를 재회수해서도 전구체를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를 위해 5년간 301억원을 투자하고, 30명을 신규고용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해외원료 의존 최소화로 인한 공급망 강화, 폐배터리 활용으로 인한 탄소저감, 재활용품 사용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향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 포스코홀딩스·GS에너지·현대모비스 등도 폐배터리 분야 진출

폐배터리 시장의 매력이 확인되면서 이를 신규사업으로 낙점한 기업들도 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GS에너지와 합작법인(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을 설립해 폐배터리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합작법인 투자 금액은 총 1700억원으로 포스코홀딩스와 GS에너지가 각각 지분 51%, 49%를 보유하게 된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폐배터리 사업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폐배터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물류를 담당하는 현대글로비비스가 폐차장과 딜러로부터 폐배터리를 수거하고, 현대모비스에서 다시 제조한 배터리를 노후 차량과 교체용 배터리로 활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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