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돈복사’ 환전 소동이라니..토스증권 서비스 플랫폼 신뢰도 괜찮나

25분간 원달러 환율 1439원→1298원 적용
달러당 140원 환차익..수십만원 수익 인증글
“은행에서 환율 잘못 적용..환차익 환수 안해”
누구 책임 큰가?..플랫폼 신뢰도 훼손 불가피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9.29 11:34 | 최종 수정 2022.09.30 15:18 의견 0
29일 토스증권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50분부터 2시 15분까지 25분간 토스증권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서 제공하는 달러 구매 환율 정보가 1298원으로 나타나는 오류가 발생했다. [자료=토스증권 홈페이지]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종합 금융 플랫폼 ‘토스’ 앱 내에서 토스증권 환전 서비스의 제휴은행 사고로 1400원대 환율이 1200원대로 잘못 적용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일부 고객들이 큰 환차익 거두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40원을 넘기며 연고점을 경신한 날 벌어진 일이다.

토스증권은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 측에 잘못이 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토스가 제공하는 금융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토스증권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50분부터 2시 15분까지 25분간 토스증권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서 제공하는 달러 구매 환율 정보가 1298원으로 나타나는 오류가 발생했다.

당시 실제 원·달러 환율은 1439원이었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한 25분간 토스증권 MTS에서 달러를 매수했다면 1달러 당 140원 정도의 차익을 볼 수 있었던 셈이다.

실제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토스증권에서 환차익을 봤다는 인증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방금 실험용으로 20만원 환전했는데 154달러 들어왔다. 다들 빨리 토스 환전 고고”, “30만원 넣어서 되는 거 확인하고 바로 300 질렀다. 2348달러 35만원 이득” 등의 글이 올라왔다. 2억원을 환전했다는 글도 올라왔다.

이번 오류는 토스증권을 통해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휴은행인 SC제일은행에서 잘못된 환율을 적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증권사가 달러를 사서 고객들에게 팔면서 환전하지는 않는다”면서 “제휴은행 쪽에서 잘못된 환율로 적용해서 거래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 측도 “토스증권에 제공하는 환율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나타났다”며 “해당 사실을 확인한 직후 정상 정보로 수정했다”며 오류를 인정했다.

오류는 수정됐지만 오류가 발생하는 동안 환전 서비스를 이용해 환차손익이 발생한 고객들에 대한 사후 처리 문제가 남았다.

일단 토스증권 측은 환차손실이 발생한 매도 건에 대해서는 손해를 보전해 주고 환차익이 발생한 매수 건에 대해서는 따로 회수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달러를 팔아서 손실을 본 고객에게는 보상한다는 원칙으로 안내하고 있고 이득을 본 경우에는 환차익을 해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시장이 열리거나해서 달러에 대한 거래가 많은 시간대가 아니어서 큰 거래 규모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환차익 환수 부분은 계속해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금융사의 잘못으로 발생한 금전적 이득이지만 이를 용인할 경우 금융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고객들은 “이런 회사를 어찌 믿고 거래하나요?”, “토스는 항상 자기들은 중개자일 뿐 책임없다고 회피한다”며 토스 플랫폼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손실 보전 부분은 은행과 협의가 필요한 부분인 만큼 토스증권도 차후 입장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토스증권은 전날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해당 시간대 이뤄진 환전 거래는 정상 처리될 예정”이라며 “유리한 가격으로 환전된 경우 환전이 취소되거나 환차익에 대해서 회수되지 않는다”고 알렸지만 이후 수정을 통해 해당 부분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환전 오류가 발생한 것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은행의 환전 시스템에서는 잘못된 환율이 적용되는 일은 있을 수 없고 플랫폼에 정보가 넘어가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거래가 체결되는 것은 어차피 장중 환율 고시하는 것에 따라서 시스템이 인식해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환율 자체가 잘못 적용됐다는 건데 어떤 프로세스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환차익 보전과 관련해서는 “환율 오류로 잘못된 거래가 발생했으면 거래를 취소하고 환차익을 회수하는 게 맞다”면서도 “고객이 의도적으로 환전 거래를 악용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환수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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