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들썩이는 물가에 ‘반값’ 매직..대형마트, 그 가격 가능한 까닭은

김제영 기자 승인 2022.09.28 15:44 의견 0
롯데마트는 반값 탕수육’을 외식의 새로운 선택지로 제안한다. [자료=롯데마트]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고물가 시대를 맞이한 유통업계의 화두는 ‘가격’이다. 특히 물가 안정을 목적으로 가성비 전략을 펼치는 대형마트에서 ‘반값 치킨’이 호응을 받자 품질 대비 가격을 낮춘 식품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대형마트는 유통업계에서 외식 반값 열풍을 주도하는 대표 채널로 꼽힌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이날 가성비 중식 시리즈로 ‘더 푸짐해진 양장피’를 할인해 선보인다. 이번 메뉴는 ‘한통가득 탕수육’과 ‘더커진 깐쇼새우·크림새우’에 이은 세 번째 메뉴다. 앞서 두 메뉴는 전월대비 판매량이 각각 7배, 4배 증가하는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대형마트의 반값 경쟁은 홈플러스가 내놓은 ‘당당치킨’이 처음 불을 지폈다. 홈플러스는 지난 6월 6000원대 ‘당당치킨’을 출시해 이후 약 50일간 누적판매량 46만 마리를 기록했다. 각종 물가 인상에 따라 가격 저항이 심해진 상황에서 반값 치킨의 등장은 마트 ‘오픈런’ 현상을 일으키는 등 유통업계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당당치킨' 검색량이 매주 상승세다. [자료=홈플러스]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이 인기를 얻자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앞 다퉈 반값 외식 열풍에 올라탔다. 이마트는 최근 기존 가격의 반값 수준의 ‘조청 순살 닭강정’에 이어 피코크 브랜드에서 ‘생생치킨’(9980원) 출시도 준비 중이다. 롯데마트는 가성비 중식 외에도 반값 비빔밥·피자 등 다양한 외식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대형마트의 반값 식품은 원가보다 저렴한 ‘미끼 상품’이라는 의혹도 나오지만 마트업계는 역마진 상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기존 매장과 시설, 인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인건비·임대료 부담이 없고 원재료의 경우 대규모 물량 계약과 직소싱 등을 통해 단가를 낮췄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외식업계와 달리 물류비·배달비·광고비 등 각종 비용이 절감돼 저렴한 가격대의 외식 메뉴를 선보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출시 기념 할인 행사의 경우 행사 기간 동안 물량을 늘려 준비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발생해 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 할인 행사시에도 마진이 남지 않는 상품은 아니다”라며 “출시 초기 할인행사가 끝나더라도 통상적인 외식 물가 대비 절반 혹은 저렴한 수준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가성비 상품이라고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즉석조리 매장 키친델리 오늘채식 상품 [자료=이마트]

대형마트가 가성비 상품을 줄줄이 내놓으면서 매장을 방문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외식 물가가 크게 오르는 런치플레이션 부담에 가성비 상품에 대한 수요는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가성비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마트를 방문한 소비자가 다른 상품도 함께 사가는 소비 패턴이 두드러지면서 집객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실제로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달 1일~13일 즉석조리 식품 코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는 26%, 롯데마트는 4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는 하반기 대형마트의 호실적을 전망하고 있다. 최근 마트의 객수가 매달 증가한 데다 고물가 속에서 가성비를 선호하는 현상이 마트 수요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교보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마트 객수의 상승을 기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활발한 집객이다. 홈플러스 ‘당당치킨’, 롯데마트 ‘한통치킨’, 이마트는 ‘9호 후라이드 치킨’ 등은 줄을 서서 살 정도로 인기를 몰았다”며 “이벤트가 소비자를 유인하는 긍정적 효과로 작용해 고물가·외식 선호 등으로 줄어들었던 대형마트로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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