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코로나 이후 중국 시장이 흔들리자 LG생활건강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높은 중국 의존에 타격을 입은 LG생활건강은 새로운 활로 개척에 나선다. 현지 사업권 및 기업을 인수해 발판을 마련하고 연구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사업 확장에 적극적이다.
■ 황제주의 몰락..LG생활건강, 중국 부진에 ‘주춤’
22일 공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올해 2분기 화장품 사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 23.6% 감소한 매출 8530억원과 57.4% 감소한 영업이익 93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1.9%, 영업이익은 35.2% 개선돼 회복세를 보였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중국 내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주요 도시 봉쇄로 생산·물류·매장 운영 전반에 제한을 받아 중국 매출이 부진한 상황이다. 전체 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약 50%다.
100만원 넘는 ‘황제주’로 꼽혔던 LG생활건강의 주가는 코로나 여파로 증시가 파랗게 멍들었던 지난 2년간 흔들림이 없었다. 그런데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자 올해 초 주가는 100만원선이 깨진 이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다만 2분기는 중국 최대 행사 6.18 쇼핑축제에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가 일부 플랫폼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해 실적이 반등했다. 후는 전년 대비 33% 하락했으나 1분기 대비 36% 회복했다. 지난해 기준 후는 화장품 사업 매출 중 약 60% 이상 차지하는 핵심 브랜드다.
LG생활건강의 하반기 실적은 중국과 핵심 브랜드 후 매출에 따라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최근 면세 채널과 후 브랜드의 회복세도 긍정적인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광군제(중국의 블랙프라이데이, 11월 11일) 선수요가 시작되는 9월부터 중국의 소비 심리 회복되는 만큼 기대가 실리는 모양새다.
■ 북미 시장에 공격적인 M&A..신성장 동력 확보에 ‘총력’
LG생활건강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특히 신성장 동력으로 주력하고 있는 북미 시장의 경우 인수합병(M&A)을 통해 현지 진출에 안정적인 토대를 닦는 모습이다.
LG생활건강은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코로나 이전부터 공을 들여왔다. ▲2019년 미국 화장품 업체 ‘더 에이본 컴퍼니’ ▲2020년 더마화장품 ‘피지오겔’ 아시아·북미 사업권 ▲2021년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보인카’ ▲2022년 미국 MZ세대 타깃 뷰티 브랜드 ‘더크렘샵’ 등 공격적인 인수를 통해 현지 사업 개척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인수한 더크렘샵은 미국 MZ세대의 K뷰티에 대한 관심과 현지 감성을 배합해 ‘K뷰티와 현지 감성의 조화’를 이뤄낸 브랜드다. 오프라인 리테일 채널 중심으로 월마트에 입점하는 등 영향력을 키우고 자사몰·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 내 성장을 준비 중이다.
일본 시장도 최근 한류 열풍에 따른 K뷰티 관심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중저가 브랜드로 실적을 올리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각각 2012년, 2013년 일본 화장품 업체 ‘긴자스테파니’와 건강기능식품 통신판매 업체 ‘에버라이프’를 인수해 일본 사업을 이끌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북미·일본 등 진출을 위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을 연구 개발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센터’를 일본 홋카이도에 설립해 글로벌 고객 감성과 피부 경험을 고려한 마이크로바이옴 소재를 개발할 예정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올해 안에 ‘후’를 북미 시장에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등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입지를 견고히 하며 영향력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K팝·K컨텐츠 강세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는 시점에 현지 마케팅 및 영업 역량을 활용하여 미주 사업을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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