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유통街③] “가성비NO, 가심비YES”..백화점, 고물가 시대 ‘고급화’로 호황기

김제영 기자 승인 2022.08.19 08:16 의견 0
롯데백화점 동탄점 [자료=롯데백화점]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치솟는 물가로 장바구니 부담은 연일 높아지는 상황이지만 백화점은 날로 호화로워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패션업계가 활기를 띠고 식을 줄 모르는 명품의 인기로 백화점의 매출 성장이 순조롭다. 코로나 이후 소비의 ‘양극화’가 더욱 극명해지는 모습이다.

여성 해외패션 매장 전경 [자료=롯데백화점]

■ 코로나 불황 속 홀로 ‘금테’ 두른 백화점..고가 명품에 대한 목마름

백화점은 고급화·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코로나 불황 속 호황기를 맞았다. 코로나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제한으로 해외여행·휴가·연휴 등 외부활동 수요가 억눌리자 잠재된 ‘보복 소비’ 심리가 명품을 향했다. 특히 코로나 초기보다 장기화 이후 명품 소비가 활성화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코로나 초기인 2020년 백화점은 외출 관련 패션·의류 판매가 큰 폭 줄어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9.8% 하락했다. 그런데 코로나 장기화로 소비심리가 표출되면서 2021년 백화점은 명품 등 해외유명 브랜드 매출이 크게 회복되면서 매출이 24.1% 증가했다. 명품에 힘입어 백화점은 지난해 편의점·대형마트를 제치고 오프라인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럭셔리 워치·주얼리 페어 [자료=현대백화점]

국내 주요 백화점 신세계·롯데·현대 3사는 코로나 이후 3대 명품라인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포함한 해외 명품 입점 및 유치 등 고급화에 힘쓰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그동안 하이앤드 명품을 앞세워왔고 롯데백화점은 올해 외부 명품 전문가를 줄줄이 영입했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에 루이비통에 이어 올 하반기 에르메스 매장을 입점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백화점 3사의 명품 MD본부가 몰리면서 명품 역량을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강남은 구매력이 높고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데다 다수의 국내외 명품 파트너사가 몰려있는 만큼 고급 명품의 본고장과 같은 지역이다. 명품을 필두로 강남에서 럭셔리 백화점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에는 최근 가장 핫한 영국식 베이커리 스타일을 보여주는 ‘카페레이어드’가 문을 연다. [자료=신세계백화점]

■ “누가 누가 더 화려하고 특별한가”..백화점, 고물가 시대 ‘가심비’ 저격

백화점은 고물가 시대에도 심리적인 만족감을 충족시키는 ‘가심비(價心比)’ 전략을 펼친다. 가심비는 개인의 만족을 위한 소비 형태인 만큼 가격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백화점 업계는 유통업계 큰손으로 급부상한 2030 MZ세대를 겨냥해 친환경·가치소비를 넘어 SNS 인기 및 이색 경험 등을 토대로 프리미엄 및 체험 요소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일례로 백화점 업계는 대형 조형물이나 갤러리 전시, SNS 인기 맛집 및 이색 팝업 스토어 등을 유치해 홍보 및 집객효과를 노리고 있다. 체험 공간을 통해 방문객의 유입을 늘리고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이 슈퍼말차 팝업 스토어를 오픈했다. [자료=현대백화점]

러버덕으로 화제몰이에 성공한 롯데백화점은 밸리곰·피카츄 등 대형 조형물 전시로 유명하다. 신세계백화점은 MZ세대 베이커리·디저트 맛집 매장을 유치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강남점의 경우 식품관 매출의 20%가 디저트라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슈퍼말차 디저트 팝업스토어를 열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백화점 업계는 올해 추석 명절 선물세트도 가심비를 겨냥한 프리미엄·친환경·이색 선물세트 위주로 화려한 라인업으로 구성했다.

300만원 상당의 명품 한우 선물 세트 [자료=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희소가치가 높은 초고가 상품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선물 물량을 지난 설 대비 40% 이상 늘렸다. 현대백화점 역시 100만원 이상 고가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가량 확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친환경·이색 선물세트를 작년보다 20% 늘려 준비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추석은 오랜만에 직접 고향을 찾는 귀성객이 늘고 코로나로 확대된 고급 선물 문화가 지속돼 프리미엄 상품을 중심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실제로 올해 설은 한우 세트나 100만원 이상 프리미엄 세트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설 대비 매출이 1.5배~2배 가량 상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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