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인기로 해외서 ‘펄펄’ 끓은 라면의 힘..글로벌 위상 쌓아올리는 라면 3사

김제영 기자 승인 2022.08.10 16:13 | 최종 수정 2022.08.10 16:30 의견 0
우리나라 라면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 잡으며 매년 수출 및 해외 시장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K푸드 대표주자 라면이 한국인의 매운 맛이라는 명예를 걸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코로나 이후 간편식 수요가 급증한 데다 드라마·영화 등 K콘텐츠가 세계적인 이목을 끌면서 라면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는 추세다. 농심·오뚜기·삼양식품 라면 3사는 글로벌 무대로 도약하기 위한 밑 작업에 분주하다.

1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19.9% 증가한 3억8340만달러(약 억원)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라면 수출은 지난 2015년 이후 7년 동안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이후 간편식 수요가 급증해 수출 규모가 커진 데다 K콘텐츠 인기로 한국 식품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국내 라면 수출의 1인자는 삼양식품이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국내 라면 수출액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은 지난 2012년 출시해 올해 누적 판매량 40억개를 돌파했다. 출시 당시 먹기 힘든 수준의 매운맛에 외면당했으나 유튜브·SNS를 중심으로 화제에 오르면서 ‘중독성’ 있는 매운맛이라는 호평으로 바뀌었다.

현재 삼양식품의 매출은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오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약 66%를 차지한다. 수출 물량이 국내 물량보다 많지만 해외 생산공장 없이 전부 국내 공장에서 제조하고 있다. 이를 위한 전담기지로 지난 5월 밀양공장을 준공을 완료했다. 부산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과 자동화 설비 등을 통해 생산효율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해외 생산공장 설립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품질관리나 불닭브랜드가 지닌 K푸드 상징성, 국내 고용 창출 등을 고려해 밀양시에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내 라면 1위 기업 농심은 다양한 라면 제품군을 갖춰 세계 무대에서 신기록을 돌파하고 있다. 일등 공신 신라면과 프리미엄 제품인 신라면 블랙의 선전, 미국 내 비건 트렌드 확산에 따라 비건 라면을 내놓는 등 제품 다양화에 힘썼다. 더욱이 미국 아카데미 4관왕을 달성한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 효과로 해외 시장 입지를 더욱 굳히기도 했다

농심은 올해 초 미국에 제2공장 준공을 마쳤다. 지난해 국내 물량을 미국에 공급할 만큼 수요가 급증해 제2공장 설립을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농심은 오는 2025년까지 북중미 시장에서 8억 달러 매출을 이룬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기존 매출 약 4억 달러의 2배 수준이다. 현재 전 세계 6개의 생산기지 중 5개 공장에서 라면을 생산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해외 생산공장의 매출은 수출이 아닌 내수로 취급하고 국내에서 만들어 배를 타고 수출하는 품목에 대해서만 수출액으로 잡히기 때문에 관세청 수출 기준을 농심의 해외 매출 규모로 보기 어렵다”며 “현재 해외 매출비중은 30%대, 목표 해외 매출 비중은 50%”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경쟁사에 비해 해외 사업에 다소 취약하지만 올해 사업 개편과 함께 해외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오뚜기는 현재 베트남·미국·중국 등 60여개국에 진출해 있으나 해외 매출비중은 약 10% 미만이다. 다만 수출 실적이 매년 증가 추세인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수출 규모는 2700억원을 넘어섰다.

오뚜기는 최근 오뚜기라면지주와 오뚜기물류서비스지주를 흡수합병하는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마쳤다. 지배구조를 단순화한 만큼 경영 효율성을 높여 해외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준공한 베트남 하노이 인근 박닌공장을 중심으로 베트남·동남아·중국 등 아시아를 공략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베트남 법인 매출은 450억원을 넘어서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동남아와 중화권을 중심으로 대형 유통채널 및 로컬마켓의 입점이 확대되고 있다”며 “유럽과 오세아니아,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 활동을 적극 전개하며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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