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씨티은행 거래 고액자산가 모셔라"..시중은행 ‘우량 고객’ 영입 경쟁 후끈

8조원 규모 신용대출 고객 대이동
은행권, 우대금리 등 혜택 경쟁
대출 자산·주거래 고객 확보 기대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7.01 11:08 | 최종 수정 2022.07.20 10:13 의견 0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업무 단계적 폐지에 따른 개인신용대출 대환 제휴 프로그램이 1일부터 시행된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소매금융 철수를 선언한 한국씨티은행의 8조원 규모 신용대출 고객의 대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은행들은 대환 프로그램 제휴와 전용 상품 출시로 씨티은행 고객 모시기 경쟁에 나섰다. 은행권에서는 이번 대환이 여신 성장뿐 아니라 씨티은행의 우량 고객을 주거래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기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의 개인신용대출 대환 제휴 프로그램이 이날부터 시행된다.

앞서 씨티은행은 고객의 편의 제공을 위해 KB국민은행과 토스뱅크를 대환 제휴은행으로 선정하고 업무제휴를 맺었다. 고객이 제휴은행을 통해 대환 프로그램을 이용할 경우 별도 절차 없이 상환이 자동적으로 처리되고 중도상환수수료 및 대환에 따른 인지세 면제 혜택 등이 공통적으로 제공된다.

고객이 원한다면 2026년 말까지 대출 만기를 연장해 씨티은행에 잔류하거나 비제휴 금융사를 통한 자유로운 대출 갈아타기도 가능하다. 제휴은행 뿐만 아니라 비제휴은행에서도 전용 상품을 출시하며 씨티은행의 대환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는 이유다.

제휴 은행인 국민은행과 토스뱅크는 편의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씨티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대출 정보를 공유받을 수 있어 별도의 서류 제출 없이 신청이 가능하다.

씨티은행의 홈페이지와 앱, 고객 메일을 통해 대환 프로그램이 연동된다는 점도 편의성 측면에서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국민은행의 경우 창구에 대환 대출을 위한 QR코드를 비치하는 등 편의성을 더욱 높이기로 했다.

토스뱅크는 비대면으로 대환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조회부터 실행까지 전 프로세스를 자체 개발했다. 토스앱 설치를 안했거나 토스뱅크 미가입 고객도 씨티은행의 모바일앱과 홈페이지에 게시된 토스뱅크의 URL을 통해 대환 진행이 가능하도록 절차를 마련했다.

반면 비제휴 은행들은 파격적인 우대금리를 내세워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비제휴 은행 중에서는 가장 먼저 전용 대환 상품을 출시한 우리은행은 최대 1.5%p 우대금리를 제시했다. 우리은행 대출 미보유 고객의 경우에 1%p를 우대하고 급여이체 신청 등 우대항목에 따라 0.5%p 혜택을 추가 적용한다.

제휴은행인 국민은행과 토스뱅크의 우대금리가 0.3~0.4%p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다.

신한은행도 거래 실적에 따른 최고 연 1.6%p의 금리감면 혜택을 내놨다. 대출 한도도 보유중인 씨티은행 신용대출 원금 이내에서 최대 5억원까지로 상대적으로 높였다.

씨티은행 대환 고객에게 가장 높은 우대금리를 제시한 곳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씨티은행 신용대출 고객 누구나 최대 2.1%p의 기본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추가 거래를 약속할 경우에는 0.9%p를 더해 최대 3.0%p의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은행권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씨티은행의 신용대출 대환 수요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이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9조4183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6432억원 감소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씨티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8조409억원이다.

이번 대출 대환이 씨티은행의 고액자산가를 유치할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씨티은행의 대환 고객 뿐만 아니라 수신·외환거래 고객에 까지 혜택을 넓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특히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씨티은행에 예치돼 있던 자금으로 정기예금 신규 시 특별우대금리를 제공하고 1억원 이상 예치 시 대여금고 무료사용 혜택을 제공한다. 해외 송금이나 환전 시에도 90% 환율 우대를 적용하기로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씨티은행이 소매금융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면서 고객 의지와 상관없이 무조건 은행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라며 “귀한 손님을 맞이한다는 의미에서 따뜻한 환대의 이벤트를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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