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버거 프랜차이즈, 줄줄이 매물 신세..악재와 호재 사이 ‘제값’ 받을까

버거킹·KFC 이어 한국맥도날드까지 인수합병 시장으로

김제영 기자 승인 2022.06.23 15:37 | 최종 수정 2022.06.23 15:58 의견 0
유명 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줄줄이 매물로 나왔다.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올해 유명 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줄줄이 매물로 나오면서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해 코로나 특수로 패스트푸드 시장이 호황을 맞았다. 그러나 올해는 물가 인상에 따른 비용이 오르고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정점에 달한 몸값이 떨어지기 전에 매각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 미국 본사는 최근 한국맥도날드 매각을 위해 미래에셋증권을 자문사로 선정했다. 한국맥도날드는 현재 미국 본사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2016년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왔으나 성사되지 않자 올해 재도전에 나선다.

앞서 버거킹은 지난해 말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한국·일본 사업권을 매각하기 위해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정했다. KFC는 올해 초 KG그룹이 삼정KPMG를 고용해 매각을 진행 중이다. 매장 수 1위인 맘스터치도 상장폐지 후 올해 하반기 매물로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리아를 제외한 유명 버거 브랜드 대부분이 매각을 진행 중인 셈이다.

국내 버거 업체가 나란히 매각에 나선 이유로는 몸값이 정점인 시기를 골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국내 버거 시장은 코로나 특수로 호황을 누렸다. 버거킹·KFC·맘스터치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올랐다. 한국맥도날드의 경우 3년 연속 적자지만 지난해 국내 진출 이래 최고 매출을 이뤄냈다. 적자 폭 역시 2020년 484억원에서 2021년 278억원으로 축소했다.

작년 패스트푸드 시장은 배달 수요 급증에 따라 덩치를 키웠다. 특히 국내 버거 시장은 2020년 2조9600억원에서 2021년 4조원대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배달로 성장했으나 올해 경제활동 재개로 배달 시장은 얼었으나 오프라인 시장이 다시 활성화하면서 외식 매출도 늘고 있다. 매출이 긍정적인 시기에 힘입어 버거 프랜차이즈 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올해는 특히 버거 브랜드의 매각 적기로 꼽힌다. 작년 호실적을 토대로 몸값을 부풀린 참에 올해 시장 상황이 썩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공급망 부족에 따라 각종 비용은 오르는 상황에서 버거 시장 경쟁은 더욱 심해지는 추세다.

외식업계는 올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이 높다. 전쟁 이슈와 세계적인 이상 기후 등에 따른 글로벌 식량 대란이 예고되면서 식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인건비·물류비 등 각종 제반 비용이 인상돼 가격 인상 압박이 심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러나 버거와 같은 국민 패스트푸드의 경우 소비자 반발이 심해 가격을 인상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국내 버거 시장은 포화상태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데 경쟁자는 늘고 있다. 올해 글로벌 버거 브랜드의 국내 상륙 이슈가 적지 않다. 고든램지버거·굿스터프이터리·파이브가이즈 등 프리미엄 버거를 표방하는 브랜드 10여개가 국내 진출했거나 진출을 준비 중이다. 가성비 브랜드로는 노브랜드버거·프랭크버거 등도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한 업계의 시선은 회의적이다. 동종업계 유사 매물이 쏟아지는 만큼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에서다. 국내 버거 시장의 상황도 부담인 데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매각 시장 분위기도 좋지 않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프랜차이즈의 매각이 경기 침체를 고려한 구조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버거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식품 물가가 오르고 인건비가 오르는 등 비용이 오르고 있는데 식품업계는 매출이 늘더라도 영업이익을 크게 올리기 힘든 구조”라며 “요즘 버거 시장 자체가 커지면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분위기도 있기 때문에 매출이 좋을 때를 기회 삼아 높은 몸값을 받기 위한 시도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매각이 성사될 경우 운영하는 기업이 달라지는 만큼 품질이나 서비스 면에서 브랜드 스타일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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