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빅스텝’ 가능성에 영끌족 ‘곡소리’..연말 대출 원리금 30~40% 늘어난다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6.19 10:49 의견 0
12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대출 관련 광고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2년 전 초저금리 시기에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대출로 투자)’로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대출자 중에서 올해 말 연 상환액이 30~40%, 1000만원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연내 한국은행의 1%p 이상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원리금 부담이 근로소득 증가보다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소비 위축 등 경기 침체로 이어질 우려가 제기된다.

19일 한 시중은행의 대출자 사례 분석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 기업에 근무하는 A씨(신용등급 3등급)는 2년 전 주택담보대출 4억7000만원, 신용대출 1억원 등 모두 5억7000만원을 은행에서 빌려 14억5000만원짜리 서울 서대문구 34평형(전용면적 84.93㎡) 아파트를 매입했다.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은 매달 30년 동안 갚기로 했고(원리금 균등 상환), 금리는 6개월마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에 따라 바뀌는 변동금리를 택했다.

신용대출의 경우 1년마다 대출기한을 연장하면서 일단 월 이자(금융채 6개월물 금리 연동)만 내는 일시상환식으로 받았다.

초기 6개월간 적용된 금리는 주택담보대출 2.69%, 신용대출 2.70%였다. 이에 따라 연 환산 원리금 상환액은 2554만5952원(주택담보대출 원리금 2천284만5천952원+신용대출 이자 270만원), 월 상환액은 212만8829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2년 뒤인 이달 17일 현재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는 각 3.61%, 4.41%로 높아졌다.

연 원리금 상환액은 2991만8223원으로 최초 대출 시점보다 17.1%, 월 납입액도 249만3194원으로 36만4365원 늘었다.

시장의 예상대로 만약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0.25%p씩 네 차례, 모두 1.0%p를 올리면 6개월 뒤 12월에 적용되는 주담대 금리는 4.61%, 신용대출 금리는 5.41%에 이른다.

이 경우 연·월 상환액은 3394만7544원, 282만8962원으로 2년 반 전보다 32.9%이 불어나게 된다.

이런 원리금 부담 증가 속도는 근로소득보다 빨라 가계가 장기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에서 전국 1인 이상 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코로나19 사태 전인 2020년 1분기 527만3328원에서 올해 1분기 538만1557원으로 2년 새 2.05% 늘었다.

근로소득자인 A씨의 최근 2년간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올해 6월 17일 기준 17.1%)의 8분의 1에 불과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4월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가계부채와 관련해 “소득에 비해 높은 가계부채는 대내외 충격 발생 시 부실 위험을 키우고 소비둔화 등을 통해 실물경제의 하방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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