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바이오·전기차에 건다"..박찬구 회장, 실적 먹구름에도 '6조원 베팅' 배경은

전기차·바이오 신사업 및 기존사업 '5년간 6조 투입'
1분기 영업익 59.6% 감소·2분기도 절반 감소 전망
실적 부진 속 무리한 베팅 우려.."장기적으로 내다봐야"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6.07 14:49 의견 0
[자료=금호석유화학그룹]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75·사진)이 전기차와 바이오 등 친환경 미래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점 찍고 대규모 베팅을 단행한다. 2분기 암울한 성적표가 예상되지만 앞서 1분기 괄목할 만한 영업이익률을 올린 저력을 토대로 6조원 투자에 걸맞은 대성과를 이뤄낼 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전기차와 바이오·친환경 소재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향후 5년간 6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이 같은 투자 배경에 대해 박찬구 회장은 "석유화학 시장 변화에 대한 예측과 그에 따른 선제적인 투자로 심화하는 글로벌 업황의 불확실성을 극복하면서도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 우리 사회와 동행하는 기업으로써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선도사업 체계를 구축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약 2조7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오는 2030년까지 BAU(배출전망치) 대비 29%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할 목표로 탄소 중립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고 전담 부서를 통해 구체적 실행 안도 수립한다. 전기·수소를 토대로 하는 친환경 자동차 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주력 제품인 합성고무에 사용되는 친환경 원료를 개발하는 등 연구개발도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다.

나머지 3조3000억원은 핵심 사업의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입된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이 세계 1위를 거머쥐고 있는 합성고무 NB라텍스 부문에서 기술 및 생산능력에 대해 초일류 메이커로서 격차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NB라텍스는 지난해 금호석유화학의 역대급 실적을 견인한 효자 사업이기도 하다.

이처럼 신사업과 기존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기로 하면서 일부에서는 화학업계 전반적인 업황 악화 속에서 부진한 실적을 짊어지고 무리한 베팅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금호석유화학은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이 4대 화학사(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 등) 가운데 가장 높은 20%에 달했지만 영업익은 4491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7% 줄었다. 주력 제품인 합성고무 사업의 영업익(1180억원) 59.6% 감소했다.

2분기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금호석유화학의 2분기 연결기준 예상 영업익을 전년 동기보다 51.49% 줄어든 3656억원으로 내다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에 따른 고유가와 나프타 가격 급등에 영향을 받아서다.

다만 영업이익률에서 한자릿수에 그친 타 화학사와 달리 두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견고한 수익성을 미래 씨앗의 거름으로 삼아 연둣빛 새잎을 활짝 틔워낼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공존한다.

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이 워낙 좋았던 만큼 올 1분기 실적 역시 부정적으로 해석되기 보단 견조하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 사업과 신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장기적으로 탄탄한 성과를 이뤄내고 글로벌 업황의 불확실성 또한 극복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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