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투자자들 '패닉'..하룻밤 새 98% 폭락에 폰지사기 논란 점화

이상훈 기자 승인 2022.05.12 18:18 의견 0
12일 오후 5시 50분 업비트 BTC마켓 루나 시세. 해외 거래소와 160% 시세 차이를 보일 정도로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료=업비트]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전체 가상자산 시총 8위였던 루나(LUNA)가 하룻밤새 90% 이상 폭락하며 가상자산 시장의 하락을 부추겼다. 루나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고 전 재산을 날린 이들도 적지 않아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루나와 테라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인 30살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가상자산이다. 테라폼랩스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지만 한국에도 오피스를 두고 운영해왔기에 한국을 대표하는 가상자산으로 꼽혔다.

루나는 디파이 등에 쓰이는 스테이블 코인 테라를 뒷받침하는 용도로 발행되는 가상화폐다. 테라는 코인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됐다. 루나는 스테이블코인인 테라를 보조하며 1달러를 지지하도록 설계됐다.

1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루나는 지난달 119달러까지 치솟으며 가상자산 시가총액 순위 10위권 내에 들었지만, 최근 일주일 새 97% 폭락해 32위로 미끄러졌다.

무엇보다 12일 하루 동안에만 98% 이상 폭락하는 처참한 결과를 만들었다. 루나의 시가총액이 테라의 스테이블코인 테라(UST)의 시가총액보다 낮아지면서 지급해야 하는 루나의 수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 하락의 방아쇠가 됐다. 결국 테라 생태계를 지원하는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가 1달러 페깅을 회복하기 위해 7억5000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BTC)을 대출하고 1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 번 무너진 루나의 가격이 좀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루나는 12일 오전 전일 대비 98% 이상 또 하락했다.

높은 시총을 자랑하는 코인이 이렇게 하루 동안 90% 이상 폭락하는 일은 드물다. 아니, 지금까지 없었다. 그런 루나와 테라의 가격 하락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게다가 루나파운데이션가드가 테라 유동성 공급을 위해 보유한 수십억달러어치 비트코인을 매도한다면 시장에 또 한 차례 하락세가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나아가 루나, 테라USD 개발사 테라폼랩스가 국내 법인을 해산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 사이에서 '루나 먹튀' 의혹도 커지고 있다. 아직 싱가포르에 위치한 테라폼랩스 본사는 운영 중이지만 여러 악재들로 인해 떨어진 신뢰 회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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